한국은 하루, 가주는 수십일…개표 왜 늦나
Los Angeles
2026.06.07 20:44
5일 기준 353만 장 미집계
우편투표·서명 검증에 시간
투표 전 확인, 투표 후 검증
속도보다 투표권 보장 우선
6·3지방선거일인 지난 3일(한국시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수많은 사무원들이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LA카운티 투표용지 처리센터에서 경찰견이 개표 작업에 앞서 위험 물질 수색하고 있다. [로이터]
한국은 투표 당일 밤 승패 윤곽이 드러났지만 캘리포니아는 선거가 끝난 지 며칠이 지나도 개표가 계속되고 있다. 같은 민주주의 선거지만 개표 속도는 왜 이렇게 다를까.
캘리포니아 주무장관실에 따르면 5일 정오 기준 주 전역에서 약 353만 장의 투표용지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약 577만 장이 처리됐으며, LA카운티에서도 약 147만7000장이 개표됐지만 약 68만8000장이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주지사 선거와 LA시장 선거 등 일부 주요 선거는 아직 승패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선거 전문가들은 개표 지연이 부정선거나 행정 착오 때문이 아니라 캘리포니아 선거 제도의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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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 중심 한국 vs 검증 중심 가주
한국은 투표 종료와 동시에 전국 개표소에서 일제히 개표가 시작된다. 사전투표를 포함한 대부분의 투표용지가 이미 선거관리위원회 관리 아래 확보돼 있어 투표가 끝나면 사실상 개표만 남는다.
반면 캘리포니아는 개표보다 검증 절차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현재 캘리포니아는 모든 등록 유권자에게 우편투표용지를 자동 발송한다. 유권자는 우편으로 보내거나 투표함에 넣거나 투표센터에 직접 제출할 수 있다.
문제는 선거일이 지나도 투표용지가 계속 도착한다는 점이다. 주법상 선거일까지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지는 이후 7일 안에 도착하면 유효표로 인정된다. 따라서 선거 당일 밤에도 전체 투표용지가 모두 확보되지 않는다.
올해부터 시행된 법(AB 5)에 따라 각 카운티는 대부분의 일반 투표용지를 오는 15일까지 집계해야 하지만, 임시투표와 조건부 등록 투표, 서명 보완이 필요한 투표지 등은 이후에도 계속 처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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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전 확인 vs 투표 후 검증
개표 속도를 가르는 또 다른 차이는 신원 확인 방식이다.
한국은 투표소에서 신분증을 확인한 뒤 투표하기 때문에 개표 과정에서 별도의 본인 확인 절차가 거의 필요 없다.
반면 캘리포니아는 접수된 우편투표 봉투마다 서명을 유권자 등록 기록과 대조한다. 서명이 일치하지 않으면 유권자에게 수정 기회를 주는 ‘큐어(cure)’ 절차도 진행한다. 중복 투표 여부 확인도 함께 이뤄진다.
즉 한국은 ‘투표 전 신원 확인’, 캘리포니아는 ‘투표 후 신원 검증’ 방식에 가깝다.
캘리포니아 선거 당국은 늦게 도착한 우편투표도 최대한 반영하고 서명 오류가 있는 유권자에게 수정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은 신속한 결과 발표를 통해 정치적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무게를 둔다.
한국은 빠른 결과 발표를, 캘리포니아는 한 표라도 더 집계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셈이다.
강한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