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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처방해도 약 못 받는다

Los Angeles

2026.06.0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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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승인 거부, 10명 중 7명
브랜드 약일수록 문턱 높아
보험사별 승인 기준 제각각
보험사의 브랜드 처방약 승인 거부율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대형 약국 체인 매장의 처방약 수령 창구에서 고객들이 약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김상진 기자

보험사의 브랜드 처방약 승인 거부율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대형 약국 체인 매장의 처방약 수령 창구에서 고객들이 약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김상진 기자

건강보험에 가입했는데도 의사가 처방한 약을 제때 받지 못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보험사의 승인 문턱이 높아지면서 환자들이 치료를 미루거나 예상치 못한 약값을 부담하는 일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헬스케어 컨설팅 기업 아이큐비아(IQVIA)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민간 건강보험 가입자의 70%는 새로 처방받은 브랜드 의약품에 대해 최소 한 차례 보험 적용 거절을 경험했다. 사실상 보험 가입자 10명 중 7명이 처방약 승인 과정에서 한 번 이상 제동이 걸린 셈이다.
 
보험 적용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새로 처방받은 브랜드 의약품이 처음부터 보험 적용을 거절당하는 비율은 2021년 57%에서 2025년 70%로 상승했다. 또 보험 적용을 신청하고도 1년이 지나도록 약을 받지 못한 환자 비율은 2021년 18%에서 2024년 24%로 늘었다.
 
배경에는 보험사들의 강화된 약품 관리 기준이 있다. 보험사의 처방약 목록(Formulary)에 포함되지 않았거나 사전 승인(Prior Authorization)을 받지 못하면 의사가 처방한 약이라도 보험 적용이 거부될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병원 진료가 끝난 뒤에도 또 하나의 심사 과정을 통과해야 하는 셈이다.
 
특히 같은 약이라도 보험사와 가입 플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기존 보험에서는 보장받던 약이 보험사를 바꾼 뒤 갑자기 적용되지 않는 약품으로 분류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LA한인타운의 우리약국 관계자는 “환자들은 의사가 처방하면 바로 약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보험 승인 단계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다”며 “신약이나 고가 브랜드 의약품은 사전 승인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이 가장 당황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보험 승인 절차가 복잡해지면서 약국 업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약국은 처방약을 조제하는 것뿐 아니라 보험 적용 여부를 확인하고 거절된 약에 대한 예외 승인을 요청하는 업무까지 맡고 있다. 환자가 장기간 복용한 약이나 특정 브랜드 의약품을 계속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처방 의사와 협의해 소견서를 제출하고 보험사에 예외 적용을 요청하기도 한다.
 
보험업계는 처방약 승인 여부가 가입 상품과 약품 종류, 의학적 필요성, 보험사별 내부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고 설명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인 환자들 사이에 제네릭(복제약)보다 브랜드 의약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보험 적용 거절을 경험하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험 적용 거절이 곧 최종 불승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승인 절차가 길어질수록 치료가 늦어질 가능성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만 치료제와 당뇨병 치료제, 면역질환 치료제 등 고가 전문의약품 분야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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