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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쌍방 주권 수호” 北 “영토완정” 화답…대만 문제 염두 뒀나

중앙일보

2026.06.07 21:37 2026.06.07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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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방북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노동신문 기고문을 통해 북·중이 쌍방의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수호하는 것을 견결히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중국이 향후 대만 통일을 위한 군사 작전을 염두에 두고 역내 전통적인 혈맹인 북한의 지지를 담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대만 유사시 북한이 대남 도발을 시도, 주한미군 등 미 측 전력의 발을 한반도에 묶어두는 시나리오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지난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을 진행했다고 5일 보도했다.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지난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을 진행했다고 5일 보도했다. 뉴스1

시진핑은 8일 노동신문 1면 기고를 통해 “최근 연간 백년이래의 세계적인 변화 국면이 급속히 발전하고 국제정세가 복잡하게 뒤엉키는 속”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쌍방은 호상(상호)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이익을 수호하는 것을 견결히 지지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녕, 국제적인 공평과 정의 그리고 전후 국제질서를 공동으로 수호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 주권과 안전’은 중국이 주로 대만 등 영토 문제를 언급할 때 쓰는 표현이다. 중국의 최대 관심사가 대만 문제라는 점을 다시 강조하며 북한이 군사적·정치적으로 지원해야 할 필요성을 부각한 것일 수 있다.

이와 관련, 시진핑은 올해가 북·중 우호 조약(조중 우호, 협조 및 호상 원조에 관한 조약) 체결 65주년이라는 점도 중요하게 언급했는데, 해당 조약에는 유사시 자동 개입 의무가 명시돼 있다. “체약 일방이 무력 침공을 당함으로써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에 체약 상대방은 모든 힘을 다하여 지체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2조)는 내용이다. 무력 침공 여부는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충분한 만큼 사실상 어느 쪽에서든 전쟁 발발시 상대방이 군사 원조를 지원하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

시진핑이 “쌍방의 중요한 공동 인식을 잘 이행”할 것을 강조한 부분도 같은 맥락으로 볼 여지가 있다. 시진핑은 지난달 14~15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미국이 방어할 것인가”라는 ‘돌직구 질문’을 날리기도 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2027년 이후 중국의 대만 침공 시도를 뜻하는 이른바 ‘데이비슨의 창’이 현실화 하면 중국이 북한에 한반도의 양동작전 또는 최소 군사 지원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본다. 북한이 대남 무력 도발을 일으켜 미국의 전력 투사를 대만과 한반도로 분산하거나 한국이 후방 지원 기지로서 기능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미국이 우려하는 시나리오다. 이날 시진핑의 기고가 대만 유사시를 염두에 둔 게 맞는다면, 이는 한·미 동맹의 역할을 제한하는 용도로 북·중 동맹을 활용하겠다는 뜻도 될 수 있는 셈이다.

북한 당국은 같은 신문 1면 사설을 통해 “영토완정”을 언급하며 화답했다. “우리 인민은 중국 인민이 습근평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의 두리에 굳게 뭉쳐…국가주권과 영토완정, 발전이익을 굳건히 수호할 것을 진심으로 바란다”면서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戰勝節)을 기념해 이뤄진 베이징 북·중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이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정을 수호하는 것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노동신문 사설 역시 시진핑의 지지 요청에 대한 김정은의 답장으로 볼 여지가 있는 셈이다.

시진핑의 기고문은 전반적으로 안보 협력에 방점을 두는 흐름이었다. 그는 특히 북·중 우호 조약을 언급하며 “조약체결 65돐(주년)을 계기로 당과 정부, 군대들 사이에 여러 부문과 여러 급에서의 의사소통과 교류, 내왕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북·중 간 연합 군사 훈련 확대 등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은은 최근 몇년 사이 해군력 증강에 특히 집중하고 있는데, 해당 분야에서 협력이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중이)과거에는 국제사회의 시선을 고려해 ‘군사적 밀착’은 수면 아래 감춰두고 당·정 교류만 강조했다면 이번에는 ‘군대 간 교류’를 공식 외교 무대의 핵심 과제로 끌어올린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짚었다.



이유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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