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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살해’ 장윤기, 목·가슴 훼손된 리얼돌에 담긴 속내

중앙일보

2026.06.08 13:00 2026.06.0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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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늦은 밤,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대학교 인근 거리. 공부를 마치고 택시비를 아끼기 위해 집까지 걸어가던 고등학교 2학년 이채원(17)양의 뒤로 한 남자가 따라붙었다. 15분간 채원양을 미행하던 장윤기(23)는 그를 납치하려다 실패하자, 미리 준비한 칼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무참히 살해한 장윤기는 태연하게 무인 빨래방에서 피 묻은 옷을 세탁하고, 전자담배를 충전했다. 경찰에 붙잡혀서는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고, 누군가 데리고 가려했다”며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했다. 경찰이 지난 달 검찰에 장윤기를 송치하면서 적용한 혐의는 형법상 ‘일반 살인’ 등이었다.

‘묻지마 범죄’ ‘사이코패스의 소행’
처음 이 사건이 알려졌을 때, 따라 붙었던 말들이다. 하지만 이 사건을 그저 우발적 살인으로 볼 수 있을까?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가 지난달 14일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가 지난달 14일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수사가 진행될수록, 장윤기를 둘러싼 충격적인 사실이 하나둘 드러났다. 사건 당일 주거지에서 여러 조각으로 훼손된 리얼돌(사람 형상의 성인용품)이 발견된 것, 여고생 살해 이틀 전 직장 동료인 20대 여성 A씨의 주거지에 침입해 목을 조르고 성폭행하고 13시간 동안 감금한 것, 이후 A씨를 살해하려고 흉기를 구매해 찾아다닌 사실 등이 수사를 통해 밝혀졌다.

검찰은 지난 2일, 이 사건이 단순 살인이 아닌 납치와 성폭행 목적이 있었다고 보고, 장윤기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피해자를 등 뒤에서 제압해 차량 쪽으로 끌고 가려 했고, A씨에게 저지른 성폭행 수법이 일치하는 점 등을 근거로 검찰은 이같이 판단했다.

스토킹 범죄, 교제 폭력 등 여성에 대한 폭력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은 “이 사건은 절대 ‘묻지마 범죄’나 ‘분노 범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허 연구관은 이 사건의 근본적 원인을 어떻게 봤을까?

또 허 연구관은 이 사건이 최근 발생한 스토킹 살인 사건들과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지난 3월 남양주에서 애인을 살해한 김훈, 2022년 신당역에서 직장 동료를 살해한 전주환 등 사건은 달라도 가해자들의 심리나 행동이 닮아있다는 것. 특히 스토킹 살인범이 반복적으로 보이는 ‘살인 리허설’ 행동 3가지를 제시했는데, 장윤기의 범행에서도 ‘그 행동’이 나타났다. 그것은 무엇일까? 오늘 ‘뉴스 페어링’은 응급구조사가 되고 싶었던 채원양의 소중한 꿈을 앗아간 이 사건을 포함해, 스토킹 범죄에 대해 허 연구관과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허민숙 입법조사연구관은 2017년부터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재직하며 98편의 보고서를 통해 여성, 가족, 청소년 관련 주요 입법에 크게 기여했다. 최근엔 교제 폭력, 스토킹 범죄 등을 분석한『이처럼 친밀한 살인자』(김영사)를 펴냈다. 임현동 기자

허민숙 입법조사연구관은 2017년부터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재직하며 98편의 보고서를 통해 여성, 가족, 청소년 관련 주요 입법에 크게 기여했다. 최근엔 교제 폭력, 스토킹 범죄 등을 분석한『이처럼 친밀한 살인자』(김영사)를 펴냈다. 임현동 기자



Q : 이 사건, 처음엔 ‘묻지마 범죄’로 알려졌습니다.
절대 묻지마 범죄 아닙니다. 묻지마 범죄는 범행을 개인적인 일로 축소해버려요. 가해자가 ‘미친 사람’이었고, 피해자는 ‘운이 없었다’는 프레임을 씌우죠. 수사가 진행되면서, 경찰은 이 사건을 ‘분노 범죄’로 규정했는데요. 그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억울한 일, 부당한 일에 희생됐을 때 분노가 인다고 하거든요.

장윤기는 직장 동료였던 또 다른 여성 피해자 A씨를 2024년부터 스토킹했고, 여고생을 살해하기 이틀 전 A씨의 주거지에 침입해 성폭행하고 13시간 동안 감금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장윤기는 A씨를 살해하고 싶어서 30시간을 A씨 집주변을 배회하며 찾아다녔는데, 못 만났어요. 여성 혐오 범죄의 양상 중에, 자신이 노리는 대상자를 완벽하게 통제하지 못하고 공격하지 못했을 때, 다른 여성을 공격하려는 패턴이 있습니다. 이것을 ‘피해자의 대체 가능성’이라고 얘기하는데, 그 집단에 속한, 즉 여성이라는 집단에 속한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계속)
장윤기의 집에서는 목과 가슴 부분이 훼손된 리얼돌이 발견됐다.
“이 정황들이 가리키는 건 하나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에서 기준 이하의 점수를 받은 이유까지, 허 연구관이 분석한 장윤기의 속내.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34282



전율([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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