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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닉 덕에 부자됐다…이천에 생긴 ‘에스케이하이닉스로’ 정체

중앙일보

2026.06.08 13:00 2026.06.08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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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이천 SK하이닉스 앞 경충대로에 설치된 에스케이하이닉스로 명예도로명 표지판. 사진 이천시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앞 경충대로에 설치된 에스케이하이닉스로 명예도로명 표지판. 사진 이천시

반도체 수퍼사이클(장기적인 호황) 영향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품은 지자체들의 재정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 하이닉스가 있는 이천시는 사상 처음으로 재정자립도 50%를 돌파했으며, 삼성전자 DS(Device Solutions) 부문 사업장을 둔 화성·용인·평택시의 세입도 크게 늘 전망이다.

8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올해 이천시의 본예산 기준 재정자립도는 55.13%다. 지난 2022년엔 44.58%, 2024년엔 34.56%에 머물렀다. 재정자립도는 자치단체 예산 규모 대비 자체 수입 비율이다. 당초 이천시는 올해 1조2036억여원의 예산을 세웠는데, 이중 자체 수입으로 6635억여원을 채웠다. 사상 처음으로 재정자립도가 50% 이상을 기록하게 된 것이다. 인접 지자체인 여주시와 광주시의 재정자립도는 각각 20.21%, 31.12%에 불과하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97조1467억원에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을 달성,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천시가 거둬들인 세입 중 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60%를 넘겼다. 하이닉스 덕분에 부자가 된 올해 이천시는 1차 추가경정을 거쳐 예산 규모를 1조7067억원 규모로 키웠다.

지난 4월엔 SK하이닉스 사업장 앞 경충대로 일부 구간에 ‘에스케이하이닉스로’ 명예도로명을 부여하고 도로명판 4개를 설치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공로로 약 2㎞ 구간에 회사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천시 관계자는 “하이닉스가 납부한 법인지방소득세가 전체 세입의 60% 이상”이라며 “영업 실적이 안 좋았던 2024년엔 납부 세액이 0원이었기 때문에 세출을 확 늘리진 않고 재정안정화기금에 적립해서 미래를 세입이 감소하는 해를 대비할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연합뉴스

경기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연합뉴스

삼성전자 사업장을 둔 경기남부 지자체들도 사정이 좋아졌다. 지난달 총파업 이슈가 정부 중재로 해결되면서 안도하게 됐다.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빚으면 세수 감소 직격탄을 피할 수 없기에 우려가 컸던 상황이었다.

업계에서는 제조 전면 중단될 경우 직접 손실 20조~30조, 업계 전체 최대 100조원 손실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오자 지자체들도 20~30% 세수 감소를 염려했다. 파업 없이 반도체 생산 라인을 정상 가동하자 삼성전자 사업장 소재지인 용인, 화성, 평택시는 안정된 세수를 기반으로 대규모 공공 인프라 구축 사업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평택의 경우 반도체 세수가 500억원대에서 1500억원대로 증가할 전망이 나오고, 화성시도 증액분만 1000억원에 달할 거란 예측이 있다. 용인시에선 삼성전자 법인지방소득세가 지난해 229억원에서 올해 635억원으로 2.8배 늘어났다. 용인시 관계자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에 영향을 받는 우리 시 법인지방소득세도 파업을 하는 경우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며 “합의가 이뤄져 철도 및 교육, 공공인프라 구축 사업이 차질없이 이뤄지게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방정부에 재정 여력이 생기는 건 어디다 쓰지 하는 행복한 고민을 가져오지만, 돈을 뿌리는 소비적 지출보단 미래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자본적 지출 확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인공지능 전환(AX)과 무탄소 전환(GX)에 맞춰 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지방선거를 앞둔 이달 2일 기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광역지자체의 예산 집행률은 각각 38%, 49%, 47%로 나타났다. 경기·인천의 경우 현 단체장이 재선을 위해 예산을 당겨 쓴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민선 9기 당선인 캠프 안에서 나왔었다. 이에 대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상반기에 신속 집행해야 경기 부양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며 “고유가 지원금 등 현금성 지원을 하면서 집행률이 높게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손성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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