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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전설의 가수, 폴 앵카 공연

Los Angeles

2026.06.0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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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자 수필가

최미자 수필가

팝 음악계의 거물인 폴 앵카의 샌디에이고 공연 소식을 들었다. 중학생 때부터인가, 그의 히트곡 다이애나(Diana)와 크레이지 러브(Crazy Love)을 신나게 들었다. 공부보다는 노래에 빠졌던 한 오빠가 매일 따라 불렀기 때문이다. 가수처럼 노래를 잘 부르던 그 오빠는 크레이지 러브의 길게 빼는 가락을 잘도 흉내 내 나도 따라 부르곤 했다. 사랑이 뭔지도 모르는 나이였는데도 말이다.
 
그 가수가 샌디에이고에 온다고? 공연 날 아침에는 작은 가방을 잃어버려 찾아 헤매는 꿈을 꾸기까지 했다. 아니야, 꿈은 반대야. 게다가 나는 종종 어지러움으로 고통스러웠다. 바람도 쐴 겸 공연을 보러 가자. 딸애가 다행히 주중 공연 좌석이 남아있다 했다. 일하고 오면 저녁을 먹고 쓰러지는 딸인데도, 내 뜻에 동의했다. 곧 85세가 되는 가수의 공연을 보면 아마 삶의 용기도 생기고, 무엇인가 배움이 있으리라.
 
후다닥 저녁을 먹고 공연 시작 15분 전에 간신히 도착했다. 야자수 사이에 무대가 있는 험프리 극장 주변은 아늑하고 아담하다. 바다에 정박해 있는 보트들과 아름답게 떠 있던 초승달까지 한결 정겨운 밤이다. 12명의 밴드와 그랜드 피아노가 준비된 무대. 저녁 8시가 조금 지나니 그의 히트곡, 다이애나가 신나게 연주되며 자그마한 체구의 폴 앵카가 등장했다.  
 
그는 주중인데도 이렇게 많이 와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우린 춤과 노래로 무대를 휘어 감는 그의 열정에 빠졌다. ‘당신은 나의 숙명’, ‘마이웨이’, ‘내 어깨 위에 당신의 머리를 얹으세요’ 등 내가 아는 노래들이 연이어 들렸다. 또 최근 제작한 그의 새 앨범에 수록된 곡들도 소개됐다. 하루는 프랭크 시내트라가 “이제 가수생활을 그만두고 싶다”고 하소연하는 전화를 받고 그에게 노래를 만들어 줬는데 이후 시내트라는 10년 더 활동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가수의 유머는 관중을 많이 웃게 했다. 시리아인 아버지와 레바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천재 음악가에게 우린 감동했다. 그는 두 시간 동안 쉬지 않고 공연을 하면서도 청중들에게는 화장실도 가고 약도 먹으라는 자상한 면을 보였다.  
 
그는 공연 도중 무대에서 내려와 청중들과 악수를 했다. 폴 앵카와 더 가까운 자리에 있던 한 여성이 나에게 악수를 하라며 양보를 해준 덕에 용기를 내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폴 앵카가 내 손을 두 손으로 잡았다. 와우!
 
딸은 공연이 끝난 후 그의 CD 4장을 구매했고, 함께 간 남편도 많이 행복해 보였다. 

최미자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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