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공사중에 교통 혼잡 여전 곳곳 낙서로 도시 이미지 실추 경기장 노조, 파업 가능성 경고
왼쪽부터 소파이 스타디움의 서비스 직원 노조인 유나이트 히어 로컬 11의 파업 예고 포스터, LA한인타운에 방치된 생활 쓰레기, 낙서로 훼손돼 내용을 알 수 없게 된 110 프리웨이 진입 안내판. 김상진 기자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이번 주로 다가온 가운데, 개최지인 LA의 준비 상황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문인 LA국제공항(LAX)은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며,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잉글우드 소파이 스타디움에서는 직원들의 파업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다.
LA는 오는 12일 오후 6시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미국과 파라과이의 조별리그 경기를 시작으로 총 8차례의 월드컵 경기를 개최한다. 월드컵 개막을 불과 사흘 앞둔 시점이지만, 도시 곳곳에는 여전히 미완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가족 여행을 마치고 해외에서 입국한 제임스 김씨는 “공항을 나오면서도 공사 장비와 가림막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며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를 앞둔 도시라기보다 여전히 어수선한 공사 현장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LAX에서는 피플무버, 통합렌터카센터, 교통시설 개선 사업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공항 당국은 주요 시설을 순차적으로 개통할 계획이지만, 이용객들은 여전히 공사 구간으로 인한 극심한 교통 혼잡을 겪고 있다.
월드컵 경기가 치러질 소파이 스타디움도 악재를 만났다. 소파이 스타디움 내 식음료·서비스 직원 약 2000명을 대변하는 노조 ‘유나이트 히어 로컬 11’은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96%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파업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임금 인상과 고용 안정, 외주화 방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8일 공개한 영상에서 한 간부는 “우리 노동자 없이 경기장은 운영될 수 없다”며 “소파이 스타디움 측이 노동자들의 가치를 인정하도록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노조측은 최종 합의에 실패할 경우 직원들이 월드컵 기간 중 사상 초유의 전면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월드컵 기간내내 관람객들의 편의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식음료 구매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등 현장 서비스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기 당일 수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릴 경우 운영 마비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도시 미관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역 방송 KABC에 따르면 LA 다운타운 일대 건물 외벽과 상점, 도로 표지판, 보도, 차량 곳곳이 무분별한 그래피티(낙서)로 뒤덮여 있다. ‘히스토릭 코어 비즈니스 개선지구(BID)’는 지난해에만 3만1000건이 넘는 낙서를 제거했다. 이는 2023년의 약 9500건과 비교해 3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다운타운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박성현씨는 “아침에 낙서를 지워도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다시 생겨난다”며 “월드컵을 보러 전 세계 관광객이 찾을 텐데 도시 이미지가 실추될까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월드컵 개최 비용을 둘러싼 깜깜이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최근 “납세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지역 매체 LA 퍼블릭프레스는 국제축구연맹(FIFA)과 LA 월드컵 조직위원회 간의 최종 계약서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매체는 교통·치안·청소·행사 지원 등에 투입되는 공공 예산 규모가 전면 비공개 상태이며, 개최 도시 계약 내용 역시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