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정보보호대학원 이창민 교수 연구팀이 공개키 암호 분야 국제학술대회 ‘PKC 2026(Public Key Cryptography 2026)’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한국 연구진이 PKC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상 논문은 ‘SQIsign with Fixed-Precision Integer Arithmetic’이다. 지난 5월 25~2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열린 PKC 2026에서 전 세계 제출 논문 259편 가운데 최우수 논문(Best Paper Award)으로 선정됐다.
연구팀은 차세대 양자내성 전자서명 기술인 ‘SQIsign’을 대규모 다중정밀도 연산 라이브러리 없이 고정된 크기의 정수 연산만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양자내성암호(Post-Quantum Cryptography·PQC)는 양자컴퓨터 환경에서도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개발되는 암호 기술이다.
SQIsign은 암호키와 서명 크기가 작아 스마트카드·유심(USIM)·사물인터넷(IoT) 기기처럼 메모리와 연산 능력이 제한된 소형 장치에 적합한 기술로 평가됐다. 다만 복잡한 계산 과정 때문에 기존에는 GMP(GNU Multiple Precision Arithmetic Library) 같은 대규모 다중정밀도 연산 라이브러리가 필요해 실제 소형 기기에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암호 계산 과정에서 쓰이는 수의 크기가 일정 범위 안에서 유지된다는 점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핵심 연산을 고정 정밀도 정수 연산으로 구현해 외부 라이브러리 없이도 SQIsign이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연구는 스마트폰 유심·e심(eSIM)·신용카드·교통카드·하이패스 단말기·IoT 기기 등 제한된 환경에서 양자내성암호를 적용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일정한 연산 시간과 전력 소비 특성은 부채널 공격(side-channel attack)에 대한 대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구현 소스코드를 공개 저장소에 오픈소스로 배포했다.
이창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SQIsign은 작은 키 크기라는 장점에도 복잡한 연산 구조 때문에 실제 기기 적용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로 제한된 메모리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구동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