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진료비를 납부하지 않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해외 방문객의 이른바 의료비 미납 사례로 수억 달러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민간 싱크탱크 세컨드스트리트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해 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0-21 회계연도부터 2024-25 회계연도까지 최근 4년간 해외 방문객이 지불하지 않고 떠난 의료 미수금은 총 2억 달러를 넘었다. 이들은 관광이나 단기 업무 목적으로 BC주를 방문한 뒤 병원 치료를 받은 후 청구서를 납부하지 않은 채 출국한 사례로 집계됐다.
프레이저 보건청 9,560만 달러 '최대 피해'
보건청별 손실액을 보면 프레이저 보건청이 9,560만 달러로 가장 큰 피해를 기록했고, 인테리어 보건청이 5,400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밴쿠버 해안 보건청은 3,100만 달러, 아일랜드 보건청은 2,100만 달러의 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의료비 미납 문제는 BC주 정부가 올해 133억 달러 규모의 역대 최대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보건의료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상황과 맞물리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재 주 정부는 재정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공공 부문에서 1만5,000개의 정규직을 줄이고 보건청 간 서비스 통합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수술 대기 환자 2만 1,000명분 예산 공중분해
애나 킨디 BC 보수당 보건 담당자는 “BC주는 현재 의료 재정이 빠듯해 단 1달러도 소중한 상황”이라며 “미납된 2억 달러는 대기 중인 고관절 치환 수술 환자 약 2만1,000명에게 수술을 제공할 수 있는 규모”라고 밝혔다. 이어 주 정부의 관리 부실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BC주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비거주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선불 결제를 요구하지만, 응급 상황에서는 환자의 지불 능력과 관계없이 치료를 제공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출국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미납 의료비를 회수할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의료계와 야당은 제도 개선을 위해 연방 차원의 규제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일부 유럽 국가처럼 외국인 관광객 입국 시 의료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의료비를 체납한 외국인에 대해 재입국을 제한하는 등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