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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광장] 푸드스탬프와 1달러 50센트짜리 끼니

Los Angeles

2026.06.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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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변호사

이종원 변호사

오래전 미국에 온 이민 선배들로부터 많이 듣는 애잔한 사연들이 있다. 바로 사회보장 시스템의 덕을 본 경험담이다. 저소득층의 끼니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운영되는 푸드스탬프도 그중 하나다. “아이를 낳고 푸드스탬프(Food Stamp)로 분유를 사 애를 키웠다”라거나 “일자리를 잃고 어려울 때 푸드스탬프로 먹고살 수 있었다”는 등의 이야기에는  감사함이 배어 있다.
 
지금도 이런 상황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푸드스탬프, 지금은 SNAP이라 불리는 보충영양지원프로그램(Supplemental Nutrition Assistance Program)을 통해 식료품을 구매하는 한인이 꽤 있다.
 
전국적으로 SNAP 혜택을 받는 인구는 총 4200만 명이라고 한다. 그중 캘리포니아주 거주자는 550만 명으로 전체의 13%나 된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캘프레시(CalFresjh)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SNAP은 한 끼 식사 비용으로 약 1달러 50센트를 책정하고 있다. 지금의 물가 수준을 고려하면 상당히 적은 금액이다. 그런데 지금, 그 1달러 50센트마저 흔들리고 있다. 예산 삭감 때문이다. 지난해 통과된 트럼프 행정부의 ‘크고 아름다운 법(HR1)’에는 향후 10년간 SNAP 예산을 1870억 달러 삭감하게 되어 있다. 이런 삭감 규모는 지난 1964년 푸드스탬프 제도 시행 이후 최대다. 그 결과 이미 올해 1월까지 전국에서 300만 명이 수혜 혜택을 잃었다. 이 가운데는 캘리포니아 주민이 30만 명이나 된다.
 
 SNAP 수혜 요건도 한층 까다로워졌다. 14세 미만 자녀를 돌보지 않는 64세 이하 성인은 일정 시간 일을 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자리를 잃어 신청했는데 일자리 가 없으면 혜택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근로 요건을 채우지 못해 아예 신청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민 사회의 사정은 더 복잡하다. 난민, 망명자, 인신매매 피해자 등에게 제공되던 SNAP 수혜 자격도 폐지됐다. 그뿐만 아니다. 이민 단속 강화와 개인 정보 공유에 대한 불안감 탓에, SNAP 수혜 자격이 있는 영주권자나 시민권자 자녀를 둔 가정조차 신청을 꺼리고 있다고 한다.  
 
SNAP은 단순히 공짜로 식료품을 주는 제도가 아니다. 로버트우드존슨재단 (Robert Wood Johnson Foundation)의 선임정책관 기리다르 말리야 박사는 “SNAP 수혜자 가운데는 하루에 한 끼만 먹는 사람도 많다”며 “그런데 혜택이 중단되거나 줄어들면 그 한 끼조차 먹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SNAP을 공중보건 정책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어린이에게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여야 학습 능력도 높아져 미국 사회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또 건강한 식사는 시니어와 장애인의 의료비용 지출을 줄여 준다.  
 
SNAP의 경제적 파급 효과도 무시하기 어렵다. SNAP에서 1달러를 지원하면 지역경제에는 약 1.50달러에서 1.80달러의 경제파급 효과가 생긴다. 마켓과 농가, 소상공인의 매출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SNAP 예산 삭감은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이다.
 
SNAP 예산 삭감 충격은 아동, 시니어, 장애인, 이민자 등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에 집중되고 있다. 1달러 50센트짜리 한 끼를 지키는 것은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에게 SNAP 관련 입장과 정책을 물어야는 하는 이유다.

이종원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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