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치러진 예비선거 개표가 일주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재선에 도전하는 캐런 배스 LA시장은 선두를 유지했다. 그러나 2위 싸움에서는 순위가 뒤바뀌었다. 2위였던 공화당 후보 스펜서 프랫은 3위로 내려앉았고, ‘서부의 맘다니’로 불리는 니디아 라만 LA시의원이 2위로 올라섰다.
개표 초반 프랫이 예상보다 오래 2위를 지키면서 진보 진영이 장악해 온 LA 정치 지형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개표 후반 라만 시의원이 2위로 올라서면서 선거판은 다시 좌회전하는 모양새다.
언론들의 보도도 평소와 다르지 않다. LA타임스와 뉴욕타임스 등은 라만 시의원이 프랫을 제치자마자 배스 시장과 함께 결선에 진출할 것으로 보도했다. 개표율 93% 기준 두 후보의 표차는 약 2만 표다. 아직 집계되지 않은 표가 14만 표가 넘는데도 말이다.
주지사 선거 보도를 보면 이 같은 태도는 더 두드러진다.
공화당 후보 스티브 힐튼은 개표 초반 선두를 달리다 주말 사이 민주당의 하비에르 베세라 전 연방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개표율 84% 기준 베세라 전 장관은 220만8883표, 힐튼은 199만9522표를 기록했다.
가주 선거에서 우편투표와 지역별 개표 속도에 따라 초반과 후반 판세가 달라지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다. 그런데 LA타임스는 베세라 전 장관의 결선 진출은 확정적으로 보도하면서도, 힐튼에게는 같은 표현을 쓰지 않았다.
매체는 9일 개표율이 90% 육박해서야 힐튼의 결선 진출을 뒤늦게 확정지었다.
베세라에게는 일찌감치 ‘확정' 표현이 붙고, 힐튼에게는 신중론이 적용된다. 기준이 무엇일까.
이번 예비선거에서 표심은 분명 흔들렸다. 생활비 부담, 노숙자 문제, 세금 피로감 속에서 유권자들이 기존 진보 정치에 불만을 드러낸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선거판은 다시 익숙한 방향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를 해석하는 주요 언론의 태도도 다르지 않다. 보수 후보가 예상 밖으로 치고 올라올 때는 끝까지 신중하고, 진보 후보가 자리를 되찾으면 빠르게 결론을 내린다.
같은 개표 상황을 두고도 적용되는 기준이 다르다. LA 정치에 보수와 진보의 균형이 존재하는지, 언론들은 그 균형을 공정하게 바라보고 있는지 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