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곳곳에 설치된 자동 차량번호판 판독기(ALPR.사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되는 치안 장비라는 평가와 시민 감시 기술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서고 있다.
특히 100여 년 동안 가로등 설치와 유지·보수를 담당해 온 LA시 가로등국이 감시 기술 업체 플록 세이프티의 차량번호판 판독기 설치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쟁에 불이 붙었다.
LA타임스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수백 건의 이메일에서 LAPD 지지 단체와 주택소유주협회(HOA), 일부 선출직 공직자들이 수개월 동안 가로등국에 장비 설치를 서두르도록 압박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9일 보도했다.
플록의 차량번호판 판독기는 도난 차량이나 수배 차량을 식별하고 차량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장비다. 플록은 전국 약 5000개 법 집행기관과 협력하고 있으며, LA에서도 수십 대의 장비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플록은 과거 수집된 데이터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이민 단속에 활용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전국 수십 개 도시가 플록과의 계약을 종료했지만, LAPD는 여전히 해당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이에 차량번호판 판독기가 범죄 수사를 넘어 시민들의 이동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LA경찰위원회는 지난 3월 플록 장비가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누구와 공유하는지에 대한 보고를 LAPD에 요구했다.
LA에서 직장을 다니는 제이슨 이(28) 씨는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어디를 가든 차량 이동 기록이 남는다는 것은 어디에 쓰일지 몰라 찝찝하다”며 “범죄자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일상까지 추적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사벨 후라도 LA시의원(14지구)은 최근 경찰위원회에 플록과의 신규 계약이나 양해각서(MOU) 체결, 시범사업 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현재 경찰위원회 산하 감찰관은 LAPD의 차량번호판 판독기 사용 실태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며, 결과는 올여름 공개될 예정이다.
반면 지지자들은 해당 장비가 차량 절도와 주택 침입 범죄 수사에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다나 카츠 LA경찰재단 상임이사는 공개된 이메일에서 플록 전용 기둥 사용 승인과 설치 절차 간소화를 요청했다. 또 브렌트우드와 체비엇 힐스 지역의 설치 승인 지연 문제를 언급하며 주택 침입 범죄 예방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플록 세이프티 측은 수집된 데이터는 경찰이나 시 정부 등 고객 기관이 소유·관리하며, 기본적으로 30일 후 삭제된다고 설명했다. 업체 측은 “모든 사용 기록을 추적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연방 당국과의 정보 공유를 제한하는 가주 법을 준수하고 있다”며 “전국 각지에서 범죄 해결과 실종자 수색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