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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일가, 암호화폐로 3조원 챙겼다…투자자 100만명은 눈물

중앙일보

2026.06.10 00:08 2026.06.10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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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가 암호화폐 사업으로 수십억 달러(약 수 조원)의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동안 투자자들은 비슷한 규모의 손실을 떠안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일가가 그 영향력으로 투자자를 모아 이익을 보는 동안, 가격 폭락의 부담은 투자자들에게 돌아갔다는 점에서 이해 충돌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자료 등을 검토하고 개인 투자자 27명을 직접 인터뷰한 결과, 트럼프 일가가 관여한 암호화폐 사업 4개에서 유사한 수익 및 손실 구조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왼쪽)와 차남 에릭 트럼프가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왼쪽)와 차남 에릭 트럼프가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일가는 월드리버티파이낸셜(암호화폐 금융 플랫폼 업체), ‘달러 트럼프($TRUMP)’라는 이름의 트럼프 밈 코인(유명인의 화제성 등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는 암호화폐), 알트5 시그마(트럼프 관련 암호화폐에 투자한 나스닥 상장 핀테크 기업), 아메리칸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관련 사업 4개에 대해 트럼프의 이름과 얼굴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로이터는 “기업 공시 등을 검토한 결과, 트럼프 일가가 이들 사업에 상당한 자본을 투입했다는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자기 자본을 투입하는 대신 홍보에 적극적으로 참여, 이익은 극대화하고 손해는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출범 3일 전인 지난해 1월 17일 X(옛 트위터)에 “지금 바로 달러 트럼프를 사라”는 글을 올렸는데, 바로 가격이 약 646% 급등했다. 2024년 9월 재집권 전 대선 후보 시절에는 X에 “역사적인 순간의 일부가 될 기회”라며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의 암호화폐 구매를 독려했다.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도 월드리버티파이낸셜과 알트5 시그마의 협력을 홍보하기 위해 열린 나스닥 개장 타종 행사에 직접 참석하는 등 홍보에 적극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암호화폐나 관련 기업 지분을 미리 확보했다가 가격이 오르면 매각해 이익을 챙겼다. 트럼프의 이름 및 얼굴 사용 대가로 암호화폐 판매 수익을 배분받기도 했다. 이런 방식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만 최소 23억 달러(약 3조5000억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포브스 집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순 자산은 재집권 이후 1년 반 만에 약 182% 급증한 약 65억 달러(약 9조9000억원)에 달한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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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투자자 약 100만명의 손실은 같은 기간 23억 달러(약 3조5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로이터는 “암호화폐같은 디지털 자산은 시장에 등장한 직후 유명인의 홍보 등에 힘입어 가격이 급등했다가 초기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으로 폭락한다”고 설명했다. 달러 트럼프는 출범 이틀 만에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날인 1월 19일 폭락했고, 지난 4월 말에는 최고점 대비 약 97% 하락했다. 유럽의 한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는 로이터에 “이건 완전한 사기”라며 “트럼프가 퇴임하기 전에 투자자들로부터 가능한 한 많은 돈을 뽑아내려 한다”고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백악관 윤리특보 출신인 노먼 아이젠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형사법을 위반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윤리적 기준엔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백악관 수석 윤리변호사 출신인 리처드 페인터 미네소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불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현대 미국 역사상 가장 이례적인 이해 충돌”이라고 했다.


백악관은 이해 충돌 논란을 부인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로이터에 보낸 성명에서 “대통령과 그의 가족은 이해 충돌에 관여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다”고 밝혔다.




하수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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