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알함브라의 한 슈퍼마켓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중동전쟁 장기화와 국제유가 상승 여파가 미국 물가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의 올해 5월 소비자물가가 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세계 금융시장은 다시 긴축 공포에 휩싸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는 사실상 사라졌고, 시장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4.2%)에는 부합했지만, 2023년 4월(4.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넘어선 것은 2023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4월 상승률(3.8%)보다 오름폭도 커졌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2.9%를 나타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촉발한 에너지 가격 충격이 운송비와 서비스 가격 등으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물가 상승률이 다시 4%대로 올라서면서 Fed가 금리를 내릴 명분은 약해졌다. 지난주 발표된 5월 고용보고서는 예상보다 견조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초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투자자들도 이제 연내 Fed가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에 더 많이 베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시장은 Fed의 긴축 전환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 국채금리는 추가 상승 압력을 받게 됐고, 달러 자산의 매력이 커지면서 달러 강세도 더 강화할 수 있다. 한국 금융시장도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 달러 강세는 원화 가치 하락 압력을 키우고,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 부담을 높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도 더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