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생활비 폭등에 살기 좋은 도시 순위마저 서울에 밀려 '더 나은 일상과 비용 절감' 목적 치유형 이주 경향 뚜렷
외국인 이주민이 살기 좋은 도시 세계 10위에 오른 서울은 의료 서비스 수준과 높은 치안 안전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최근 캐나다 경제가 침체 국면에 들어서고 생활비 부담이 크게 늘면서 더 나은 삶을 찾아 해외로 이동하려는 흐름이 통계로 나타났다. 투자 이민 전문 기관인 '글로벌 시티즌 솔루션(Global Citizen Solutions)'이 발표한 2026년 최신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이주민이 살기 좋은 대도시 순위에서 대한민국 서울이 의료 시스템을 무기로 세계 10위에 오른 반면, 캐나다에서는 밴쿠버가 11위로 유일하게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자존심을 구겼다.
업무 중심에서 '삶의 질'과 '비용 절감'으로 이주 목적의 대전환
이번에 공개된 세계 35개 주요 이주 선호 도시 보고서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나타난 가계 인식 변화를 분석했다. 과거 해외 이주의 주요 요인은 직장이나 인사 발령 등 업무 관련 사유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원격 근무자와 디지털 기업가, 특정 지역에 얽매이지 않는 가족, 은퇴자 등이 늘어나면서 생활비 대비 효율과 일상 만족도를 함께 고려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번 평가는 생활비 수준, 개인 안전, 대기 질, 의료 서비스 수준, 정착 편의성, 영어 사용 환경, 국제 이동성 등 7개 지표를 기준으로 종합 점수를 산출했다. 캐나다 여권은 비자 없이 192개국을 방문할 수 있어 세계 7위 수준의 이동성을 갖고 있으며, 이 같은 조건이 맞물리면서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캐나다인들의 실제 해외 이주 선택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은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대륙별 이주 조건의 명암과 포르투갈 리스본의 세계 1위 달성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대륙의 대도시들은 높은 영어 능숙도와 뛰어난 의료, 안정적인 사회 기반 시설을 자랑하지만 생활비가 지나치게 높고 외지인에 대한 폐쇄성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반면 라틴 아메리카 도시들은 압도적인 가성비와 빠른 사회적 통합력을 보여주었으나 치안과 보건 시스템 분야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 아시아권 도시들은 상대적으로 균형 잡힌 생활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은 외국인 이주민에게 가장 살기 좋은 상위 10개 도시다.
1. 포르투갈 리스본: 88.49점
전체 지표에서 고르게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특히 안전성과 공기 질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빈, 암스테르담, 코펜하겐 등 다른 유럽 주요 도시와 비교할 때 생활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혔다.
2.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81.97점
의료 서비스 수준과 안전성, 대기 질, 영어 사용 환경이 전반적으로 우수한 도시로 평가됐다. 차량 없이도 도심 이동이 가능한 교통 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생활비 부담이 큰 도시로 분류됐다.
3. 호주 멜버른: 81.79점
높은 영어 능숙도, 쾌적한 공기 질, 청결함, 높은 접근성 등 모든 지표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다만 유럽의 최상위권 도시들과 비교했을 때는 안전 점수가 다소 낮게 책정됐다.
4. 오스트리아 빈: 81.07점
의료 서비스 수준은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높게 평가됐다. 도시 인프라는 안정적으로 구축돼 있으며, 암스테르담, 코펜하겐, 오슬로 등 상위권 도시들보다 물가가 낮은 편이다. 영어 사용 환경도 비교적 양호하지만, 이주민이 현지 사회에 적응하는 데에는 일정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5. 스페인 바르셀로나: 80.7점
의료, 생활비, 공기 질, 국제적 이동성 등 다방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외국인 거주자 비율이 높아 신규 이주민들이 정착하기 수월한 환경이다. 다만 상위 10개 안에 든 다른 유럽 도시들에 비해 안전 점수는 낮게 나타났다.
6. 싱가포르: 80.58점
스카이트랙스 선정 2025년 세계 최고 공항인 창이 공항이 위치한 싱가포르는 여러 지표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거주 선호 도시로 꼽혔다. 영어 사용 환경도 매우 우수하지만, 상위 10개 도시 가운데 생활비 수준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 뉴질랜드 오클랜드: 80.15점
환경 성과와 영어 사용 능력, 이주민 수용 환경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7위에 올랐다. 생활비는 호주 멜버른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의료 서비스 점수는 상위 10개 도시 중 가장 낮았지만, 일상적인 의료 수요를 충족하는 데는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평가됐다.
8. 일본 도쿄: 79.78점
치안과 의료 서비스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외국인 거주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신규 이주민의 지역 사회 적응이 비교적 수월한 환경으로 분석됐다. 다만 상위 10개 도시 가운데 영어 사용 환경 점수는 가장 낮아 언어 접근성은 과제로 지적됐다.
9. 덴마크 코펜하겐: 79.57점
안전성, 의료 수준, 대기 질, 이동성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생활비 부담도 큰 편으로, 싱가포르에 이어 상위 10개 도시 가운데 두 번째로 물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 대한민국 서울: 78.89점
의료 서비스 부문에서 매년 수백만 명의 해외 의료 관광객을 유치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안전성 역시 매우 우수한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상위 10개 도시 가운데 다른 도시들과 비교할 때 생활비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편으로 분석됐다. 다만 대기 오염 등 공기 질 항목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았고, 신규 이주민이 도시 문화에 완전히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