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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미쳤어, 오자마자 소맥 4잔을”…숨진 女소방관 카톡엔

중앙일보

2026.06.11 06:35 2026.06.1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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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광주 소방공무원이 남자친구와 나눴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연합뉴스

숨진 광주 소방공무원이 남자친구와 나눴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연합뉴스

광주에서 20대 여성 소방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고인의 남자친구가 직장 내 과도한 음주 문화와 갑질 의혹을 제기하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11일 고인의 남자친구 A씨가 언론에 제보한 내용에 따르면 결혼을 약속했던 고인은 지난해 10월 숨지기 전 광주의 한 소방서에서 근무하며 과도한 회식과 음주 강요 등 직장 내 괴롭힘으로 힘들어했다고 한다.

A씨는 그러면서 고인과 평소 주고받았던 카카오톡 메시지들을 근거로 제시했다. 여기엔 “팀 회식을 했는데 10번 토했다”, “취해도 보내주질 않는다”, “여기 미쳤어, 술을 너무 빨리 마셔”, “오자마자 소맥 4잔 원샷”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다른 메시지에서 고인은 A씨에게 “나 노래방 가야할 것 같은데, (남자) 팀장님이랑 둘이, 가시고 싶다는데”라고 말하며 난처해 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해외여행을 앞둔 고인에게 술 등을 사 오라고 압박해 캐리어를 두 개 들고 가게 하는가 하면, 회식 자리에 억지로 불러놓고 여자친구에게만 차를 끌고 오게 하는 등 갑질이 이어졌다는 게 A씨 주장이다.

1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광주소방본부 부조리 조직문화 타파와 고(故) 여성 소방공무원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1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광주소방본부 부조리 조직문화 타파와 고(故) 여성 소방공무원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A씨는 고인이 숨진 뒤 작성된 광주소방본부의 ‘사망 면직서’도 문제 삼았다. 이 공문에는 ‘남자친구와의 관계 불안 어려움 호소’가 사망 원인으로 적혀 있었다. 고인이 생전에 A씨와 다툰 뒤 직장 내 상담센터를 찾았던 기록을 인용하면서다.

A씨는 뒤늦게 이런 내용이 공문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공문 수정과 감찰을 요구했으나 5개월 넘게 사후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A씨가 유족, 소방 노조와 함께 상급 기관인 소방청을 항의 방문하면서 지난달 감찰이 시작됐다. 이에 대해 광주소방본부는 감찰 요구가 있었지만 정식 민원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에서 “아직도 이런 구태 공직자들이 있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철저히 조사하되 조사 주체는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소방청이 아닌 국무조정실로 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조사 결과 회식 음주 강요, 감찰 조사 요구 묵살이 사실로 드러나면 징계는 물론 형사 처벌에 민사 손해배상 후 구상 청구까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문책을 해 다시는 이 나라에서 직장 내 악성 갑질이나 부정부패 은폐·묵살은 꿈도 꿀 수 없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무조정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소방관 사망 관련 의혹에 대해 신속히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며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하게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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