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조 투입’ 미·캐나다 핵심 무역로, 개통식 하루 전 무산…왜
중앙일보
2026.06.11 09:26
고디 하우 국제대교에 설치된 미국·캐나다 국기. AP=연합뉴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를 잇는 대형 국경 교량의 개통 일정이 개통식을 하루 앞두고 전격 연기됐다.
‘고디 하우 국제대교’라 불리는 이 다리는 과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차단을 위협해온 북미 무역의 핵심 요충지다.
캐나다 연방정부 소유의 공기업 윈저-디트로이트 교량 관리국은 1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캐나다와 미국은 미해결 사안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갖기 위해 대교 개통식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관리국은 “고디 하우 국제대교는 캐나다와 미국에 필수적인 경제적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며 “양측은 개통 날짜를 정하기 위해 협력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연기 사유와 추후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당초 관리국은 오는 12일 개통식을 열 예정이었으며, 초청장까지 모두 발송된 상태였다.
이 다리는 2012년 양국 협정에 따라 캐나다 정부가 건설 비용 전액을 선지급하고 향후 통행료 수입으로 이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미시간주와 합의해 2018년 착공했다.
양국 교역의 4분의 1가량이 오가는 주요 물류 통로 중 하나로, 총 건설 비용은 64억달러(약 7조2000억원)로 추산된다.
캐나다 출신의 하키 전설이자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디트로이트 레드윙스에서 활약했던 고디 하우의 이름을 딴 이 다리는 윈저-디트로이트 교량 관리국이 건설·관리하며, 다리 자체는 캐나다와 미시간주가 공동 소유하기로 했다.
하지만 올해 2월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오바마 행정부가 캐나다에 특혜를 줬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대교 소유권의 최소 절반을 미 연방정부에 양도하고 미국의 통상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개통을 차단하겠다고 위협하며 갈등이 불거졌다.
인접한 민간 교량인 ‘앰배서더 브리지’의 미국인 소유주 가문도 자신들의 독점권 침해를 주장하며 트럼프 행정부에 개통 저지 로비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민주당 소속인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회동했고, 이후 개통식 초청장도 발송돼 순항하는 듯했으나 결국 연기됐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개통 연기를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고조된 미·캐나다 간 무역전쟁의 연장선으로 해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캐나다를 겨냥해 고율의 새 관세 부과를 위협하는가 하면, 북미 경제 체제를 결속해 온 미·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의 갱신 여부도 불확실하다며 압박하고 있다.
김지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