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둔 표심 잡기용 정치적 결정이라며 의회 내분 고조 속도 30km 감속 무산으로 보행자 치사율 악화 우려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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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시의회 다수당인 ABC 소속 의원들이 지난 9일 주요 도로의 제한 속도를 시속 30km 또는 40km로 낮추려던 시 직원들의 교통안전 안건을 표결로 기습 삭제하면서 보행자 안전 후퇴를 우려하는 시민단체들과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수정안 통과에 따라 2050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를 한 명도 없게 만들겠다던 도시 중장기 안전 목표는 첫 단계부터 거센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당초 수립된 단기 실행 방안에는 보행자 이동이 잦고 노약자 통행이 집중되는 도심 상업 지구와 간선 도로망을 중심으로 차량 통행 속도를 전면 통제하는 강력한 규제가 포함되어 있었다.
시 직원들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지역 내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충돌 사고와 보행자 부상은 대부분 대형 도로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던 만큼 속도 제어가 시급한 과제였다. 그러나 이번 의회 결정으로 인해 현행 도로교통법상의 기본 속도 제한인 시속 50km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행정 부서가 다년간 준비해 온 도심 교통 흐름 개편 사업은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여야 의원 간의 선거철 표심 공방 가열
행정 안건이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부결되자 정치권 내부에서는 정당 간 책임 공방과 비난이 이어지며 당파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감속 조치를 무산시킨 다수당은 일률적인 속도 하향이 시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며, 추가 충돌 분석 데이터를 확보한 뒤 위험도가 높은 구간을 선별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야당은 다가오는 가을 지방선거를 앞두고 운전자 표심을 의식한 정치적 판단이라며 비판을 제기했다. 속도 제한 완화가 교통 시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상권 활성화와 주거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음에도 이를 외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교통안전 관련 시민단체와 현장 활동가들은 의회가 주민 안전보다 차량 이동 편의를 우선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교통 전문가들의 시뮬레이션과 경찰 사고 기록에 따르면 시속 50km 주행 중 차량과 보행자가 충돌할 경우 치사율이 90%에 달하는 반면, 속도를 낮출 경우 생존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속 대상에서 제외된 구간은 노년층과 유모차 이용자가 많은 상권 지역으로, 보행자 안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결정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히며 향후 반대 운동과 항의 행동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