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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0달러 내고 미국 시민권 포기 늘었다…이유는?

Los Angeles

2026.06.1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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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889명 포기…6년만에 최대
세금 부담·정치적 실망감 주원인
미국 여권을 손에 든 여행객. 해외 거주 미국인들의 시민권 포기 신청이 늘면서 2025년 시민권 포기자는 202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로이터]

미국 여권을 손에 든 여행객. 해외 거주 미국인들의 시민권 포기 신청이 늘면서 2025년 시민권 포기자는 202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로이터]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 정치적 이유뿐 아니라 해외 거주자의 세금 부담과 복잡한 신고 의무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CNN에 따르면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에린 클랫(34)은 올해 초 2350달러의 수수료를 내고 미국 시민권 포기 선서를 하며 미국과의 법적 관계를 정리했다. 그는 2016년 뉴질랜드로 이주한 뒤 현지에서 정착했고, 지난해 뉴질랜드 시민권을 취득한 후 미국 국적도 포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실망감과 해외 거주 미국인에게 부과되는 세금 의무를 주요 이유로 꼽았다.
 
시민권 포기 규모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증가 추세는 뚜렷하다. 해외 거주 미국인 지원단체인 아메리칸스 오버시스(Americans Overseas)에 따르면 2025년 미 국세청(IRS) 명단에 오른 시민권 포기자는 4889명으로 202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 단체는 올해 관련 문의가 크게 늘어났으며 앞으로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이유보다 세금 문제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미국은 에리트레아와 함께 시민이 해외에 거주하더라도 전 세계 소득에 대해 세금 신고 의무를 부과하는 국가다. 특히 2010년 제정된 해외금융계좌신고법(FATCA)은 해외 거주 미국인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른바 ‘우연한 미국인(Accidental Americans)’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미국에서 잠시 태어났거나 미국인 부모로 인해 자동으로 시민권을 취득한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미국에서 생활한 적도 없지만 미국 세법 적용 대상이 된다. 일부 유럽 금융기관들은 FATCA 규정을 이유로 이들의 계좌 개설이나 대출을 꺼리고 있어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시민권 포기는 간단한 절차가 아니다.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려면 다른 국가의 시민권이나 영주권 등 합법적 체류 자격을 보유해야 하며, 최근 5년간의 세금 신고를 모두 완료해야 한다. 자산이 200만 달러를 넘는 경우에는 별도의 출국세(exit tax)가 적용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시민권 포기의 장기적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민권을 포기하면 미국에서 자유롭게 거주하거나 취업할 권리를 잃게 되며, 향후 미국 방문 시에도 다른 외국인과 동일하게 비자를 받아야 할 수 있다. 또한 한번 포기한 시민권은 사실상 되찾기 어렵다.
 
이민 전문가들은 “세금 몇 천 달러를 아끼기 위해 시민권을 포기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며 “미국 시민권은 세계적으로 가장 강력한 이동성과 거주 권리를 제공하는 자산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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