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그로브의 GKN 에어로스페이스 공장 내 과열 사고가 발생한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 저장탱크 모습. 지난 5월 탱크 폭발 우려로 인근 주민 약 5만 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으며, 현재 주민과 사업체들이 회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KTLA 캡처]
지난달 오렌지카운티 가든그로브에서 발생한 화학물질 저장탱크 과열 사고와 관련해 영국계 항공우주기업 GKN 에어로스페이스를 상대로 30건이 넘는 소송이 제기됐다.
이번 사고는 지난 5월 21일 GKN 에어로스페이스 공장 내 저장탱크가 과열되면서 발생했다. 탱크에는 가연성이 매우 높은 화학물질 메틸메타크릴레이트(Methyl Methacrylate) 6000~7000갤런이 저장돼 있었으며, 폭발 위험이 제기되면서 가든그로브와 웨스트민스터 일대 주민 약 5만 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다행히 폭발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주민들은 3~5일 동안 집을 떠나야 했고, 지역 상권도 큰 타격을 입었다.
현재까지 100명이 넘는 주민과 사업체들이 GKN 에어로스페이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가운데 10건은 연방 법원 집단소송으로 접수됐으며, 나머지 21건은 주 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원고들은 회사가 저장탱크와 냉각장치, 밸브, 감시 시스템을 적절히 관리하지 못해 사고를 초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든그로브 공장에서 약 500피트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주민 데비 코란은 “누출이 시작된 지 수시간이 지나서야 대피 통보를 받았다”며 사고 후 며칠간 두통과 메스꺼움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웨스트민스터 주민 멜라니 로즈 부르시아가는 첫 아이를 출산한 직후 병원에서 대피해야 했으며, 또 다른 주민 후안 디에고 오로스코는 사고 당시 인근 도로 공사 현장에서 근무하다 호흡 곤란과 구토 증세를 보여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사고를 둘러싼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1일 GKN 에어로스페이스 시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메틸메타크릴레이트의 저장·사용·폐기와 관련된 문서와 기록을 확보했다.
연방환경보호청(EPA)도 FBI와 함께 잠재적 환경범죄 혐의에 대한 증거 수집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메틸메타크릴레이트는 플렉시글라스와 각종 플라스틱, 코팅재 제조에 사용되는 물질이다. EPA에 따르면 노출 시 심각한 호흡기 질환과 신경계 이상, 피부·눈·목 자극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다만 보건당국은 사고 당시 실제 화학물질 누출이나 유해 가스 방출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향후 수개월간 대기질 모니터링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역 사업체들도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고가 메모리얼데이 연휴 직전에 발생하면서 수천 개 업소가 문을 닫거나 매출 감소를 겪었다는 주장이다.
피자가게 ‘빅 롭스 피자리아(Big Rob’s Pizzeria)’와 행사 케이터링 업체 ‘프루트 카부스 컨세션스(Fruit Caboose Concessions)’를 대리하는 변호사 리처드 매큔은 “약 3000개 업체가 강제 휴업했고, 대피구역 밖에 있던 또 다른 3000개 업체도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GKN 에어로스페이스 측은 현재 연방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티브 칼린 수석 부사장은 최근 주민 설명회에서 “지역사회에 큰 불안을 안겨준 데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