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여명 붉은 함성…LA 한인사회 하나 됐다
Los Angeles
2026.06.11 22:09
2026.06.11 22:58
단체응원 열린 리버티 공원 한인들 집결
FOX·ABC 등 주류 언론도 응원 열기 주목
체코전 역전승에 서로 부둥켜안고 환호
한인타운 업소들도 만석에 대기줄까지
후반 22분 황인범의 동점골이 터지자 한인 단체응원전이 열린 LA 리버티 공원은 순식간에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김상진 기자
역전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축구공 하나에 한인사회는 다시 한 번 하나가 됐다.
11일 오후 9시, 한국과 체코의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의 끝을 알리는 종료 휘슬이 울리자 단체 응원이 열린 LA 한인타운 리버티 공원은 순식간에 붉은 물결로 출렁였다.
퇴근 후 직장 동료들과 함께 응원전에 참여한 이현경(35)씨는 주변의 일면식도 없는 한인들과 부둥켜안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씨는 “첫 골을 허용했을 때 너무 실망스러웠지만, 끝내 이렇게 환호성을 지를 수 있어 정말 기분이 좋다”며 “동료들과 함께 2차를 가서 이 기쁨을 더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단체 응원을 주관한 한인 단체 연합 ‘LA한인준비위원회’ 측에 따르면 현장에는 2000명 이상의 한인들이 집결했다.
리버티 공원에는 붉은악마 티셔츠와 대한민국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태극기를 든 한인들이 경기 시작 전부터 속속 모여들었다.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응원전에 합류하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단체응원전이 열린 리버티 공원에는 가족 단위 한인들도 많이 찾았다.
행사장에는 LAFC 체험 부스, 각종 커뮤니티 홍보관, 푸드트럭 등이 들어서 활기를 더했다. 선착순 방문객에게는 붉은악마 티셔츠와 응원봉 등이 지급됐으며, 대한항공의 한국 왕복 항공권 추첨 행사도 마련돼 큰 호응을 얻었다.
리버티 공원을 찾은 박지수(35)씨는 “회사에 연차를 내고 왔다”며 “4년에 한 번 오는 월드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손흥민 선수의 유니폼을 입고 친구 10여 명과 함께 응원전 현장을 찾은 이재은(30)씨는 “마치 한국에 있는 것 같은 분위기”라며 “수백 명의 한인들이 함께 응원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뛴다”고 전했다.
이날 단체응원에서는 주최 측이 준비한 25m 길이의 대형 태극기 응원도 펼쳐졌다.
한인사회의 뜨거운 응원 열기를 취재하려는 주류 언론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이날 리버티 공원에는 폭스뉴스, ABC7, CBS, LA타임스 등이 현장을 찾아 한인사회의 단체 응원 열기를 생중계하며 현장 분위기를 집중 보도했다.
로버트 안 LA한인회장은 “이번 행사는 LA시와 10지구 시의원 사무실, LA레즈운영위원회, LA경찰국(LAPD) 등이 모두 함께 준비한 범커뮤니티적 행사”라며 “40여 개 부스가 설치되고 30여 개 공연팀이 참여해 커뮤니티 축제로 거듭났다”고 설명했다.
단체 응원 현장에는 히스패닉 등 타인종 축구팬들도 합세해 한국 팀을 함께 응원했다.
멕시코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응원전을 즐긴 하비에르 페레즈(29)씨는 “한국과 멕시코가 함께 사이좋게 32강에 진출하면 좋겠다”면서도 “다만 다음 2차전에서는 일단 우리(멕시코)가 이겨서 조 1위로, 한국이 2위로 올라가길 바란다”며 웃어 보였다.
이날 단체응원전에는 한인과 타인종 팬들이 함께 어우러져 한국팀을 응원했다.
이날 한인타운 상권도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경기 전부터 주요 업소들은 한국 팀의 경기를 관람하려는 손님들로 북적였고, 주요 예약석은 일찌감치 만석을 기록했다.
3가와 웨스턴 애비뉴 인근 ‘킹포차’의 박은경 사장은 “오전부터 예약 문의 전화가 이어졌고 경기 시작 전 대부분의 좌석이 가득 찼다”며 “비로소 LA에서 열리는 월드컵 열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가 끝난 뒤 승리의 기쁨을 이어가려는 한인들이 한인타운 곳곳의 식당과 주점 등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밤늦게까지 인파가 이어졌다.
6가 인근 ‘별곱창’에도 단체 응원을 마친 한인들이 몰리며 긴 대기줄이 형성되는 등 한인 업소들은 이른바 ‘월드컵 특수’를 누렸다.
이번 승리는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거둔 통산 4번째 승리이자, 16년 만의 첫 경기 승리다.
한편 한국과 멕시코는 오는 18일 오후 6시(서부시간)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맞붙는다. 이날 단체 응원은 서울국제공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 대표팀이 이번 조별리그를 조 2위로 통과할 경우,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32강전 경기를 치르게 된다.
취재=김경준·강한길·송윤서 기자
사진=김상진 기자
화랑청소년재단(총재 박윤숙) 소속 회원들은 북을 치며 응원 열기를 돋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