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체코의 경기를 앞두고 단체 응원전이 열린 리버티파크에서는 한인 팬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김상진 기자
축구공 하나로 LA가 들끓었다.
북중미 월드컵이 11일 개막전과 함께 막을 올리면서 LA는 이날 한국팀의 붉은색과 멕시코팀의 초록색으로 물들었다. 수만 명의 축구팬이 워치파티와 스포츠바, 거리 응원전에 몰리면서 도시 전체가 거대한 응원장으로 변했다.
특히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 한국과 체코의 월드컵 첫날 경기로 인해 한인과 히스패닉 인구가 많은 LA는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 됐다. 이날 대규모 워치파티가 열린 LA 콜리세움 일대는 경기 시작 수 시간 전부터 인파로 넘쳐났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행사 입장권 4만 장이 모두 매진됐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멕시코 국기와 유니폼을 흔들며 응원전을 펼쳤고, 인근 피게로아 스트리트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불러바드 일대는 극심한 교통 정체를 빚었다.
현장에는 LA경찰국(LAPD) 기마경찰과 가주고속도로순찰대(CHP), LA카운티 셰리프국까지 배치돼 안전 관리에 나섰다. 경기장 주변은 물론 인근 스포츠바와 식당들까지 초록색 유니폼을 입은 팬들로 가득 찼다. 이날 개막전에서 멕시코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0으로 꺾고 첫 승을 거뒀다.
한인 의류업계가 밀집한 다운타운 자바시장도 월드컵 열기를 실감케 했다.
평소 점심시간이면 사람들로 붐비던 시장은 이날 유난히 한산했다. 일부 업소는 문을 닫았고, 출근한 직원들 역시 멕시코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채 업무를 이어갔다. 곳곳에서는 라디오 중계가 흘러나왔고, 직원들은 수시로 경기 상황을 확인했다.
자바시장에서 의류업체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멕시코계 직원들이 오래전부터 이날 경기 이야기를 해왔다”며 “휴가를 내고 경기장이나 워치파티 행사장으로 간 직원들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LA 한인타운도 한국 대표팀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앞두고 붉게 달아올랐다.
한국과 체코와의 경기를 앞두고 단체응원이 열린 리버티공원에는 붉은악마 티셔츠와 대한민국 유니폼, 태극기를 든 한인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대학생, 직장인들까지 응원전에 합류하며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날 행사장에는 LAFC 체험 부스, 각종 커뮤니티 홍보관, 푸드트럭 등이 들어섰다. 선착순 방문객들에게는 붉은악마 티셔츠와 응원봉 등이 제공됐으며, 대한항공 한국 왕복 항공권 추첨 행사도 마련됐다.
리버티공원을 찾은 박지수(35)씨는 “회사에 연차를 내고 왔다”며 “4년에 한 번 오는 월드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손흥민 유니폼을 입고 10여 명의 친구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이재은(30)씨는 “한국에 있는 것 같은 분위기”라며 “수백 명의 한인들이 함께 응원하는 모습을 보니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한국과 체코의 경기를 앞두고 한인타운 내 주점들도 만석 행렬을 이어갔다.
3가와 웨스턴 애비뉴 인근 킹포차의 박은경 사장은 “오전부터 예약 문의 전화가 이어졌고 경기 시작 전 대부분 좌석이 가득 찼다”며 “비로소 LA에서 열리는 월드컵 열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