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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는 얼마나 질긴 걸까... 안송이 KLPGA 400경기 출장 금자탑

중앙일보

2026.06.11 23:59 2026.06.1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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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송이가 2020년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다. 사진 KLPGA

안송이가 2020년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다. 사진 KLPGA

잡초는 뽑혀도 다시 난다. 안송이(36·KB금융그룹)의 17년이 그랬다.

안송이가 11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개막한 메이저 대회 메르세데스-벤츠 제40회 한국여자오픈에 출전해 KLPGA 투어 사상 처음으로 통산 400번째 대회 출전 기록을 세웠다.

400경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니다. 대부분의 선수는 그 세월을 버티지 못하고 필드를 떠난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스타들은 해외 무대로 떠난다. 그러나 스트레스로 인한 번아웃이 많아 여러 투어에서 오래 버티는 선수도 찾기 힘들다. 안송이는 KLPGA 투어를 묵묵히 지키며 스스로 역사가 됐다.

출발은 화려하지 않았다. 주니어 시절 국가대표 경력이 없다. 2008년 프로가 됐고 2010년 1부 투어에 데뷔했지만 첫해 상금 74위, 이듬해 68위에 그쳤다. 선수들이 '지옥'이라 부르는 시드전을 두 차례 치렀다.

이후 안송이는 다시는 지옥으로 가지 않았다. 2026년 현재까지 17년 연속 1부 무대를 지키고 있다. 해마다 무서운 신예가 쏟아지는 투어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시즌마다 혹독한 체력 훈련을 거듭했다.

우승은 더 멀었다. 데뷔 후 9년간 정상과 인연이 없었다. 번번이 문턱에서 돌아섰다. '우승 없는 최고 선수'라는 별명은 무거운 짐이다.
2019년 11월, 237번째 출전 대회였던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마침내 첫 트로피를 들었다. 당시 KLPGA 사상 첫 우승까지 가장 많은 대회를 거친 '236전 237기'였다. 이듬해 팬텀 클래식에서 2승을 보태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후원사와의 동행도 한결같았다. KB금융그룹은 그가 시드를 잃고 흔들리던 시절부터 잠재력과 인성을 보고 손을 내밀었다. 안송이는 10년 넘게 메인 스폰서를 바꾸지 않았고, 이는 KLPGA 투어 최장기 후원 동행 기록으로 남았다. 기록은 현재진행형이다. 안송이는 이번 시즌 통산 300경기 컷 통과도 바라보고 있다.

안송이는 "데뷔했을 때는 이렇게 오래 1부 투어에서 버틸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며 "시드를 잃고 좌절한 순간도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한 홀 한 홀 돌다 보니 어느새 400경기라는 뜻깊은 숫자에 닿았다"고 말했다.

이어 "믿고 지원해 준 KB금융그룹과 늘 응원해 주신 팬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기록"이라며 "내 골프는 아직 완벽하지 않다. 은퇴는 미뤄두겠다. 이번 400번째 대회나 앞으로의 메이저에서 통산 3번째 우승컵을 드는 꿈을 향해 다시 달리겠다"고 말했다.

양주=성호준 골프전문기자
[email protected]

성호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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