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정착한 한인들 중에는 한국에 부동산이나 금융재산을 남겨둔 경우가 많다. 거주지만 미국일 뿐 자산 관리는 기존에 한국에서 하던 방식대로 유지하다 보니 신분 변화에 따른 법적 절차를 놓치기 쉽다. 특히 영주권자 상태에서 시민권을 취득해 국적이 변경되었을 때, 한국 내 자산에 대한 신고 의무를 알지 못하면 추후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이에 미국 거주 한인들이 한국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고 처분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재산 종류별 신고 의무를 정리하고자 한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후 특별한 예외가 있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한국 국적법에 따라 한국 국적은 취득 시점에 자동 상실된다. 법적으로는 한국인이 아닌 ‘외국 국적 동포’, 즉 외국인 신분이 되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한국 정부에 국적상실 신고를 별도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전히 한국 국적이 살아 있다고 오해하곤 한다. 그러나 국적상실 신고는 이미 발생한 법적 사실을 사후에 보고하는 행위일 뿐이며, 시민권 취득과 동시에 법적 신분은 완전히 외국인으로 전환된다. 이러한 신분 변화는 한국에 남겨둔 자산의 명의와 관리 체계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외국인이 되었다면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이 바로 한국에 보유 중인 부동산이다. 대한민국 부동산거래신고법에 따라, 한국인이 국적 변동으로 외국인이 된 후에도 한국 내 부동산을 계속 보유하려면 국적 변동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관할 구청에 ‘외국인 부동산 계속보유 신고’를 해야 한다. 대다수 이민자가 이 제도를 알지 못해 신고를 누락하곤 한다. 문제는 향후 부동산을 매각하려 할 때 발생한다. 매도를 위해 소유자 명의를 한국인에서 외국인 인적 사항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과거 계속보유 신고 누락 사실이 드러나게 되며, 이에 따라 불필요한 과태료를 부과받게 된다. 자산 처분 지연과 행정적 불이익을 막으려면 시민권 취득 즉시 부동산 취득 신고를 마쳐야 한다.
부동산과 달리 한국에 남겨둔 예금, 적금 등 금융재산의 경우에는 시민권을 취득해 외국인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정부나 금융기관에 별도로 해야 하는 신고 의무는 없다. 신분이 바뀌어도 한국 내 금융기관이 예금을 동결하거나 벌금을 부과하지 않으므로 한국에서의 절차는 자유롭다. 하지만 금융재산은 한국이 아닌 본인이 현재 거주하는 미국 세법에 따른 신고 의무에 유의해야 한다. 미국 거주자는 한국 내 금융계좌의 잔액 합계가 일정 기준을 초과할 때 반드시 미국 재무부와 국세청(IRS)에 해외금융계좌보고(FBAR) 및 해외자산신고(FATCA)를 이행해야 한다. 이를 누락할 경우 현지에서 막대한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으므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미국 이민 후 한국 내 자산은 소중한 자산이자 노후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그러나 국적 변화에 따르는 법적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소중한 자산이 오히려 과태료나 법적 분쟁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미국 이민 후 시민권을 취득했다면, 한국 부동산에 대해서는 명의 변경 및 계속보유 신고를 신속히 진행하고, 금융재산에 대해서는 미국의 해외자산 신고 규정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 자산의 형태에 따라 신고 대상 국가가 완전히 달라지는 만큼, 초기 단계부터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체계적으로 자산을 관리하고 리스크를 예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