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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미소는 왜 사라졌을까… AI가 분석한 미중, 중러 회담

중앙일보

2026.06.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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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5일 베이징 중난하이 방문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회담하며 손짓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5월 15일 베이징 중난하이 방문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회담하며 손짓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표정이 2017년 회담 때보다 경직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행복감을 나타내는 미소는 27.9%에서 4.8%로 급감했다. 중립적인 무표정은 2017년 44.4%에서 65.1%로 늘었다. 시 주석의 미소가 사라진 이유는 뭘까. 대만과 반도체 이슈 때문이란 분석이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인공지능(AI)의 안면 인식 기술을 중국 정치 연구에 접목해 온 차이원쉬안(蔡文軒) 대만중앙연구원 정치학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중앙방송(CC-TV)이 방영한 2017년 11월과 2026년 5월 미중·중러 회담의 영상을 안면동작코딩시스템(FACS·Facial Action Coding System)을 이용해 분석했다. 차이 연구원은 지난 8일 싱가포르 영자지 싱크차이나에 분석 결과를 싣고 시 주석의 회담 당시 표정 변화를 근거로 시 주석이 미·중·러 삼각관계에서 전략적 이점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두 차례 회담에서 모두 중립적 표정이 가장 많았다.(2017년 44.4%, 2026년 65.1%). 다만 올해 회담에선 방송 중 4.8%만 행복감을 표현했다. 2017년 27.9%와 비교해 17.2% 수준으로 급감한 수치다. 놀란 표정은 4.5%에서 9.3%로 늘었다.

차이 연구원은 시 주석의 표정이 경직된 첫번째 이유로 대만 문제를 꼽았다. 시 주석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국의 대만 침공은 일본 침공과 마찬가지라는 발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에 불만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대만에 최대 140억 달러(약 21조4000억원)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할 가능성에도 불만을 제기한 상태다.

두 번째 갈등은 미·중 무역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보잉 항공기 200대를 구매하고, 향후 3년간 수백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과 원유를 구매한다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산 최첨단 AI 칩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 미국은 엔비디아의 H200 칩 판매를 허용했지만, 중국은 이를 미국이 ‘자선’ 명목으로 중급 기술을 판매함으로써 중국의 기술 발전을 막는다고 본다.

반면 지난 2017년 행복감이 27.9%를 차지했던 배경은 회담 직전에 열린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거둔 승리였다고 차이 연구원은 분석했다. 당시 시 주석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당헌에 포함했다. 잠재적 후계자를 상무위원에 임명하지 않았으며, 종신 집권을 가능하게 하는 개헌을 승인받는 데 성공한 시점이었다.



푸틴과 회담서 행복 11%, 놀라움 11.5%

5월 14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표정과 2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 표정은 미묘한 미·중·러 삼각관계를 생생하게 반영했다. 중·러 회담 당시 시 주석의 표정은 행복한 미소가 11%, 놀란 표정이 11.5%로 비슷하게 분석됐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과 첫 회담 때만큼 행복한 표정은 아니었지만 엿새 전 미·중 회담보다는 행복한 표정이 훨씬 늘었다.

다소 냉담한 표정의 이유로 차이 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꼽았다. 놀라움 11.5%의 이유로는 푸틴 대통령이 구사한 고사성어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양자 회담에서 푸틴의 “하루 떨어져 있으면 가을이 세 번 지난 것과 같다(一日不見 如隔三秋)”는 돌발 발언이 딱딱한 외교에 익숙한 시 주석을 놀라게 했을 것이라고 했다.

차이 연구원은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열광하는 반응을 자제했다”며 “이는 중국의 대미 외교 전략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끝으로 “시 주석은 러시아 및 미국과 관계에서 실용적이면서도 미묘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면서 “이는 미·중·러 삼각 관계에서 중국이 최대한의 전략적 이점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결론내렸다.



신경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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