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공격수이자 주장 손흥민이 북중미 월드컵 체코전에서 관중석의 환호을 유도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체코전 숨은 주역은 (손)흥민이다.”
한국축구대표팀 골키퍼 김승규(36·FC도쿄)가 손흥민(34·LAFC)의 체코전 부진 논란을 정면 반박했다.
김승규는 13일(한국시간) 대한축구협회 유튜브 인사이드캠을 통해 체코전 숨은 주역을 묻는 질문에 “제가 아니고, 흥민이 인 것 같다. 흥민이가 어제 진짜 힘들었텐데”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전반에 뒷공간으로 때리는 볼도 많았는데, 흥민이가 앞에서 진짜 많이 뛰어주고, 수비 때도 뛰어주고, 공격 때도 뛰어줘서 (체코) 수비들이 빨리 지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김승규는 지난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체코와 1차전에서 결정적인 수퍼세이브 2개로 2-1 승리를 이끌었다. 대한민국을 지켜낸 그는 자신보다 손흥민에게 공을 돌렸다.
축구대표팀 공격수 손흥민의 슈팅이 체코 골키퍼에 막히고 있다. 강정현 기자
손흥민은 체코전에 선발출전해 팀 최다인 6차례 슈팅을 때렸지만 공격포인트 없이 후반 24분 교체아웃됐다. 그러자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은 “손흥민 없는 한국이 더 나았는가”라면서 “손흥민은 후반 초반 골키퍼 일대일 찬스에서 공을 띄워 넘기는 데 실패했다. 10년 동안 북런던에서 손흥민을 빛나게 했던 골감각이 예전 같지 않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일부 국내팬들 사이에서도 득점 찬스를 놓친 손흥민을 향한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최후방에서 동료들이 어떻게 뛰는지 가장 잘 볼 수 있는 김승규가 손흥민을 감싼 거다. 또 김승규 발언에 따르면 손흥민을 향한 공간으로 준 롱패스는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 안정환 중앙일보 해설위원 역시 “계속 때려 놨다. 손흥민이 처음부터 계속 왔다 갔다 했다. 좋은 찬스를 놓치기는 했지만, 스프린트를 저렇게 하면 그 어느 누구도 체력적으로 이겨낼 수 없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 역시 “손흥민은 이렇게 중요하고 압박감 받는 경기에서 당연히 팀의 주장으로서 선발로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에게 안정감도 줘야 한다. 손흥민이 준비한 걸 잘 실행해줬다”며 “찬스를 놓친 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득점 감각이 좋다. 앞으로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신뢰를 보였다.
정작 손흥민은 “(전) 한 거 없었다. 주인공들이 또 있다. 항상. (황)인범이랑 (오)현규랑 (김)승규 형이랑 다 잘했다. 저는 한 거 없다”고 답했다.
체코전 종료 후 김민재가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건네고 있다. 강정현 기자
대표팀 선수들을 서로에게 공을 돌렸다. 동점골을 뽑아낸 황인범(페예노르트)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이하는 상황이 거의 없어 당황했는데 본능적으로 나온 것 같다. 그냥 때리기에는 골키퍼가 크고 막힐 수 있었다. 우리팀 공격수 (손)흥민이 형, (이)강인이, (황)희찬이, (조)규성이, (오)현규 등 골 잘 넣는 선수들을 보고 배우니까 저도 모르게 나왔던 것 같다”고 했다.
결승골을 터트린 오현규(베식타시)는 “인범이 형이 다 만들어줬다. 패스가 올라올 거라고 믿고 있었다. 맨날 연습한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인범이 형이 기가 막히게 올리는 크로스를 받으니까, 이건 당연히 골이다”고 말했다. 이한범(미트윌란)은 “진정한 수비의 주역, 벽민재”라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을 꼽았고, 이기혁(강원) 역시 “제가 공격수였으면 민재형에게 볼을 줬다. 따라오는 게 무서워서”라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