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52년 만의 본선행’ 아이티, 스코틀랜드 신성의 벽을 못 넘었다

중앙일보

2026.06.13 20:38 2026.06.13 20:4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52년 만에 나선 월드컵 본선에서 선수들을 응원하는 아이티 팬들. AP=연합뉴스

52년 만에 나선 월드컵 본선에서 선수들을 응원하는 아이티 팬들. AP=연합뉴스

인구 1000만명 섬나라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스코틀랜드의 21세 신성 밴 개넌-도크(본머스)의 발끝이 빛났다.

스코틀랜드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전반 28분 터진 존 맥긴의 결승 골을 앞세워 아이티에 1-0으로 이겼다.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28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은 스코틀랜드는 조 1위로 올라섰다. 앞선 경기에서 1-1로 비긴 브라질과 모로코가 공동 2위다. 스코틀랜드는 19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스웨덴을 2-1로 꺾은 이후 처음으로 승리했다. 사상 첫 토너먼트 진출의 발판도 마련했다.
아이티 수비진을 헤집고 다닌 스코틀랜드의 벤 개넌-도크(왼쪽). AP=연합뉴스

아이티 수비진을 헤집고 다닌 스코틀랜드의 벤 개넌-도크(왼쪽). AP=연합뉴스


스코틀랜드는 한 수 아래로 평가된 아이티를 상대로 고전했다. 전반 초반 아이티는 의외로 거세게 나서며 스코틀랜드를 위협했다. 스코틀랜드는 전반 17분 스콧 맥토미니(나폴리)의 오른발 슛이 골대를 맞으며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스코틀랜드엔 개넌-도크가 있었다. 오른쪽 윙어로 나선 개넌-도크는 쉴 새 없이 아이티 왼쪽 측면을 파고들었다. 과감한 드리블과 스피드로 기회를 만들었다. 선제골도 개넌-도크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개넌-도크가 돌파한 이후 체 애덤스(토리노)에게 내줬고, 애덤스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힌 뒤 존 맥긴(애스턴 빌라)이 재차 슛을 날렸다. 맥긴의 슛은 아이티 수비수 2명에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결승골을 터트리고 세리머니를 펼치는 스코틀랜드의 맥긴. 로이터=연합뉴스

결승골을 터트리고 세리머니를 펼치는 스코틀랜드의 맥긴. 로이터=연합뉴스


1974년 서독 대회 이후 52년 만에 두 번째 월드컵 본선에 오른 아이티로선 아쉬운 경기였다. C조 최약체로 꼽힌 아이티는 예상 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였으나 사상 첫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아이티는 카리브해 히스파니올라 섬 서편에 위치한 인구 1000만의 작은 섬나라다. 2010년과 2021년 대지진으로 경제 상황이 어렵다. 내전이 일어나고 대통령이 암살되는 등 정치적으로도 불안정하다.

미국 국무부는 아이티를 파탄 국가로 지정했다. 지난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 명령 때문에 이란 등과 함께 미국 입국도 불허됐다. 실제로 스코틀랜드-아이티전은 스코틀랜드 관중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미국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 기간 동안 수십 만 명의 아이티 불법 이민자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박수로 화답하는 아이티 선수들. AP=연합뉴스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박수로 화답하는 아이티 선수들. AP=연합뉴스

아이티 국민들에겐 축구가 희망이었다. 국경을 마주한 도미니카공화국이 야구에 열광하는 것과 달리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이티에선 축구가 인기 종목이다. 프랑스 출신 세바스티앙 미녜 감독은 자국 상황 때문에 한 번도 아이티 땅을 밟지 못했지만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통해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아이티 선수들은 ‘국민들을 위해 뭉치자’는 마음으로 본선 진출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스코틀랜드와 첫 경기 패배로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 아이티는 20일 브라질과 2차전을 가진다.




김효경([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