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보수 유권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당선에 위안을 얻었을 것이다. 김어준씨가 6·3 지방선거 개표 방송을 진행하다 “어쩌면 좋아”라는 외마디 탄식과 함께 “보수 진영은 대선후보가 두 명이나 살아 돌아오는 셈”이라고 말한 게 그 반증 아니겠나.
일부 언론에선 이번 선거 전부터 두 사람에 더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까지 힘을 합하는 ‘오·이·한 연대’ 같은 주장을 폈지만 사실 오세훈과 한동훈이 개인적으로 친하지 않은 사이란 건 알만한 사람이면 다 안다. 특히나 한동훈을 친한계라는 카테고리로 넓히면 양측의 거리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럼에도 앞으로 두 사람이 어떻게 관계를 설정하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로 대변되는 ‘짠물 보수’와의 다이내믹스를 어떻게 가져가느냐는 차기 보수 진영의 대권 가도에 가장 핫한 관심거리다.
2024년 7월 5일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만난 모습. [뉴스1]
사실 두 사람은 같은 듯하지만 많이 다르다. 굳이 음식에 비유하자면 갈비탕과 마라탕의 느낌이랄까.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선 한없이 좋은, 강한 중독성을 가진 마라탕은 싫어하는 입장에선 거부감이 참 크다. 지금 보수 진영의 한동훈 포지션이 딱 그렇다. 친한계와 팬덤의 왕성한 활동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열광적이지만, 그만큼 그런 모습이 싫은 사람도 즐비하다.
반면 갈비탕은 먹으면 참 든든하고 맛있는데 가격이 비싸고 느끼해서 잔칫날에 주로 찾지 평소엔 즐겨 찾지 않는다. 돌이켜 보면 보수 진영에서 오세훈은 주로 선거 때 몸값이 높아지는 존재지 평소엔 그리 사랑을 받지 못한다. 국민의힘에서 친오계로 분류할 수 있는 현역 의원 역시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오·한의 연대 파트너로 거론되는 이준석은 사실 원조 마라탕이다. ‘이대남의 영웅’이자 ‘갈라치기의 상징’으로 동시에 대우받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 핫한 마라탕이 출시 과정에서 원조 마라탕을 저격했던 까닭에 둘의 관계 역시 불편하다.
국민의힘 단골 손님은 고춧가루 팍팍 뿌린 해장국을 좋아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 8월 매운맛 해장국 격인 장동혁을 뽑은 걸 보면 입맛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요즘 단골 얘기를 들어보면 사골 삶듯 끓여 너무 짠 해장국까지 먹을 생각은 없어 보인다.
대선은 3년 10개월 남았다. 갈비탕엔 소금을 더 치고, 마라탕은 향신료를 좀 빼야 해장국을 제칠까 말까다. 게다가 이 식당은 신메뉴로 올킬시키는 게 주특기 아닌가. 대만 카스테라, 두바이 쫀득 쿠키 같은 메뉴가 언제 단골의 입맛을 사로잡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