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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알래스카 대학의 재능기부

Los Angeles

2026.06.14 20:00 2026.06.1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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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원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김용원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매년 5월 중순이면 알래스카대학 페어뱅크스 캠퍼스에서는 극지 연구를 기반으로 한 연구소 및 유관 단체들의 공개행사가 열린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 5월14일 여러 과학자가 다양한 북극 연구 성과물을 소개했다.  
 
지구물리 연구소(Geophysical Institute)는 1950년 극자기 (Pole Magnetic) 연구를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다. 이 학문의 한 부분이 바로 오로라 연구다. 지구물리 연구소는 지구과학 연구부터 NASA (미국항공우주청) 산하 알래스카 우주 프로그램 (ASF)의 위성 연구, 스토리텔링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 및 알래스카 농가의 작물 수확량 증대를 위한 연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들을 다뤘다.  
 
필자의 아들 2명이 초등학생이었을 때 한 가지 실험을 한 적이 있다. 1리터 페트병에 오렌지 색깔의 물을 넣고, 다른 빈 병과 입구를 이어 붙였다. 그리고 오렌지색 물이 다른 병으로 얼마나 빨리 이동하는지 시간을 측정하는 실험이었다. 이는 회오리바람을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초등학생에게는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두 아이는 페트병을 흔들어 물이 소용돌이처럼 움직이게  해 다른 병으로 쉽게 이동하는 것을 보고 신기해했다. 이는 물리 법칙의 하나인 ‘코리올리 효과 (Coriolis Effect)’ 때문이다. 변기의 물을 회전하도록 만든  것이 이 효과를 적용한 것이다. 즉, 중심부에 공간이 있으면 물이 아래쪽으로 쉽게 이동한다. 회전이 없는 경우에는 물의 이동이 더디고, 아래의 공기가 위로 올라와 숨을 쉬듯 거품이 발생하기도 한다. 큰 병의 액체를 작은 병으로 옮길 때 깔때기 사용이 효과적인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코리올리 효과’는 지구의 자전으로 인해 지구 표면에서 움직이는 물체의 겉보기 편향을 설명하는 물리적 현상이다. 회전하는 기준 프레임에서 유체와 물체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상학 및 해양학, 물리학에서 중요한 개념이다.
 
 알래스카 대학은 과학 원리나 법칙의 이해를 돕기 위해  20여년 전부터 이 행사를 열었다. 사회환원 차원의 노력이다. 필자에게 인상적인 것은 어른보다 아이들의 질문에 당황했던 적이 더  많았다는 점이다. 올해 행사는 알래스카 우주프로그램 (ASF)에서 주관했다. 시민과 학생의 위성 기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강연과 체험 활동을 제공했다. ASF는 1990년대 초에 설립되어 페어뱅크스를 알리는 데 기여했고 현재도 미국 정부에  귀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극궤도 위성들은 반드시 북극을 통과하기 때문에 이곳의 위성 활동이 미국의 다른 지역보다 더 활발한 이유다.
 
 올해 행사에는 인문대학 관련 프로젝트도 있었다. 그중 하나가 ‘세대 간 소통, 이야기 공유: 알래스카 원주민 공동체의 디지털 스토리텔링 및 멘토링 프로그램의 공통 혜택 및 학습 경험’이라는 긴 타이틀의 프로젝트였다. 알래스카 대학도 원주민 관련 학문, 건강 및 언어에 대한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소수 원주민의 언어 보존과 세대 간 소통을 중요시하고 있다.  
 
필자가 2014년 알래스카 서쪽 마을인 놈(Nome)을 방문했을 때다. 놈의 원주민은 이누피악, 유픽과 시베리안 유픽으로 구성되어 있다. 당시 유픽 원주민 회의에 시베리안 유픽의 장로들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유픽 부족 언어를 사용해 의사소통이 가능했지만 회의 후 외부로 나온 시베리안 유픽들은 말이 통하지 않아 음식점에서 그림을  보고 메뉴를 주문하는 모습을 봤다.  미군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본토의 인디언과 알래스카 원주민 언어를 암호로 사용했다고 한다. 아마 미국 정부는 이때부터 언어의 중요성을 절감했으리라 생각된다.      
 
이번 행사에서는 다양한 농작물 품종 시험도 했다. 북극 연구의 범위를 농업까지 확장해 알래스카 농부에게 다양한 채소와 과일 품종의 수확량, 숙성기간, 무게, 균일성 및 맛에 대한 자료를 제공한 것이다.  지역사회에 북극 연구 성과를  알리고 미래 과학자를 육성한다는 행사 목표는 간단하지만, 묵직함이 밀려왔다.

김용원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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