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하는 고령층이 크게 늘었다. 특히 65세 이상은 렌트 시장에서 비중이 10년 새 3배 이상 커졌다.
고령층 룸메이트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룸메이트 매칭 플랫폼 스페어룸에 따르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룸메이트 연령층은 65세 이상 베이비붐 세대다. 이들의 임대시장 내 비중은 지난 10년 사이 세 배 이상 늘어났다. 그 다음으로 증가 폭이 큰 집단은 55~64세다.
스페어룸의 맷 허친슨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많은 중장년층이 인생의 큰 변화를 겪으면서 룸메이트 생활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친슨 디렉터는 "직업을 바꾸거나 이혼을 겪는 경우가 많은 50~60대는 10년 전만 해도 원베드룸이나 스튜디오를 임대했겠지만 지금은 가격을 보고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룸메이트와 함께 사는 선택을 하게 된다.
이런 현상은 특정 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렌트비가 초고가인 도시에서는 수치가 조금 더 높을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렌트를 주택 구매 전 단계로 여겼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허친슨 디렉터는 "은퇴를 앞두고 저축이 충분하지 못한 이들에게 렌트는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통계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10년 전만 해도 45세 이상 룸메이트는 전체 시장의 약 10%였지만 이제는 거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혼합형 거주도 급증하고 있다. 고령층 룸메이트 하면 비슷한 나이대끼리 함께 사는 모습을 생각하지만 현실은 더 다양하다. 스페어룸 조사에 따르면 룸메이트의 39%는 다세대 가구 형태로 최고령자와 가장 어린 사람의 나이 차이가 최소 20년 이상이다. 또 27%는 나이 차이가 30년 이상 나는 룸메이트와 함께 산다.
허친슨 디렉터는 "60대끼리나 20대끼리만 사는 것이 아니다"며 "세대가 섞여 사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그는 다세대 관계가 사회적으로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많은 고령층이 처음에는 룸메이트 생활을 꺼리지만 실제 경험 후에는 생각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혼이나 어려움을 겪은 이들이 처음에는 룸메이트 생활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당시 가장 필요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처음엔 직장에서 돌아와 불이 켜진 집을 보며 '아, 사람들과 또 대화해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몇 달 뒤에는 오히려 '이야기할 사람이 있구나'라고 느낀다. 세 명이나 네 명이 함께 사는 공간은 작은 가족 같은 공동체가 된다는 것이다.
허친슨 디렉터는 이런 흐름이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주택 구매 가능성이 단기간에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고령층 주택 소유주들이 모기지와 생활비 부담이 늘자 빈방을 임대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식료품과 보험료 등 거의 모든 비용이 오르면서 룸메이트를 들이는 것이 현실적인 재정 전략이 되고 있다.
허친슨 디렉터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사람들도 특정 연령대에 반드시 특정한 경제적, 사회적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통념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는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한다. 하지만 현재의 주거 위기가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사람들의 필요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제와 정책 시스템의 문제로 보는 이들이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