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하면 흔히 상상을 초월하는 경쟁과 엄격한 커리큘럼이 먼저 떠오른다. 요즘 많은 한인 학생들의 드림 스쿨로 떠오른 브라운대는 조금 다른 색깔을 지닌다.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 위치한 이 학교는 지적 호기심과 예술적 감수성, 진보적 사고가 어우러진 학풍으로 유명하다.
학생들이 스스로 학문의 방향을 설계하는 ‘오픈 커리큘럼(Open Curriculum)’은 브라운을 다른 아이비리그와 구별 짓는 가장 상징적인 특징이다. 필수 이수 과목이 사실상 없고, 입학 첫날부터 자신이 진정으로 탐구하고 싶은 주제에 몰입할 수 있다는 점, 그 자유로움이 브라운을 꿈꾸는 학생들을 끌어당긴다.
그러나 그 자유를 누릴 권리는 결코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브라운의 입학 문은 해마다 더 좁아지고 있다.
2000년만 해도 합격률이 16.2%였지만 2025년 가을학기 입시에선 총 4만 2765명이 지원해 단 2418명만이 합격 통지를 받았다. 전체 합격률은 5.6%에 불과했다. 특히 정시 지원(Regular Decision)의 경우 3만 7710명 중 1511명만 합격해 합격률이 4%에 그쳤다. 지원자 25명 중 단 1명만이 선택받는 셈이다.
조기 전형인 얼리 디시전(ED)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5055명 지원자 중 907명이 합격해 17.9%의 합격률을 기록했으며, 이는 최근 몇 년보다 약 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브라운에 입학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고, 충분한 준비가 됐다면 ED는 분명 전략적으로 고려할 만한 선택지다. 하지만 ED가 자격 미달인 학생을 뽑지는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브라운은 “강한 호기심을 지니고 세상에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학생”을 찾는다고 명시한다. 입학 심사는 공식적인 공식이나 점수 계산 방식 없이 포괄적인 홀리스틱(Holistic) 평가로 진행된다.
브라운 입학처는 이를 두고 “각 지원자가 브라운의 활기찬 학문·사회·과외 활동에 어떻게 기여하고, 동시에 어떤 혜택을 얻을 수 있을지 발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입학 심사에서 매우 중요하게 평가하는 항목은 여덟 가지다.
고등학교 성적 난이도, 학급 순위, GPA, 표준시험 점수, 에세이, 추천서, 재능과 능력, 그리고 인성과 개인적 특성이 그것이다. 학업 성취만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의 깊이와 개성을 함께 본다는 의미다.
브라운에 합격한 학생들의 학업 수준은 매우 높다. 2023~24학년도 신입생 중 89%가 고등학교 졸업반 상위 10%에 속했고, 98%는 상위 25% 안에 들었다. 평균 GPA는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지만, 통계를고려하면 4.0 이상을 목표로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표준시험 점수 역시 매우 중요하다. 2024년 가을학기 신입생들의 SAT 중간 50% 범위는 1510점에서 1560점, ACT는 34점에서 35점이었다.
브라운은 SAT 또는 ACT 점수를 제출하지 않으면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테스트 옵셔널(Test-Optional) 기조가 이어지는 일부 명문대들과 달리 브라운은 확실한 방향을 선택했다.
성적이 아무리 뛰어나도 브라운 합격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브라운이 원하는 학생은 단순히 좋은 학생이 아니라 무언가에 깊이 몰입하고 그것으로 세상에 흔적을 남긴 학생이다. Common Application에서 제공하는 10개의 과외 활동 칸을 고루 채우는 것보다 한두 가지 활동에서 탁월한 수준의 성취를 보여주는 것이 훨씬 강한 인상을 남긴다.
국제 과학 올림피아드 수상, 탁월한 수준의 피아노 연주, 학술 논문이나 창작물 출판,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비영리단체 설립 등이 그 예다.
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다. 브라운은 34개 종목에 800여 명의 학부생 운동선수를 보유한 활발한 스포츠 문화를 자랑하며, 운동 특기자 자격으로 지원하는 것은 입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브라운의 오픈 커리큘럼은 학문의 자유를 약속한다. 그러나 그 문 앞에 서기 위해서는 탁월한 학업 역량과 진정성 있는 열정, 그리고 자신만의 이야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