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부터 여행 계획, 맛집 검색, 업무 처리, 건강 상담에 이르기까지 과거에는 직접 정보를 찾아 헤매야 했던 일들을 이제는 AI에게 묻고 곧바로 답을 얻는 시대가 됐다. 특히 AI가 개인 맞춤형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면서 단순한 검색 도구를 넘어 일상생활의 필수적인 조력자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이서윤(25)씨는 최근 한국에서 부모님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여행 일정을 짜는 데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씨는 “예전에는 여행 블로그를 일일이 찾아보거나 지인들에게 추천을 받아 일정을 계획했다”며 “챗GPT에 ‘50대 부모님과 함께하는 LA 여행 계획을 짜달라’고 입력하자 최적의 동선은 물론 식당 영업시간, 추천 관광지, 노을 명소와 일몰 시간까지 세세하게 알려줬다”고 말했다.
AI는 단순한 업무 도구를 넘어 추억과 기억을 되살리는 온정적인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오래된 사진이나 고인의 사진을 복원하는 콘텐츠가 큰 인기다.
인스타그램 계정 ‘AI 기억보관소(memory_restorer_ai)’는 독립운동가와 순직 소방관, 순국 용사 등의 사진을 AI로 복원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영상으로 제작해 공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반려동물의 생전 모습을 영상으로 되살리거나 오래된 흑백사진, 부모님의 결혼사진, 어린 시절의 저화질 사진 등을 고화질로 복원하는 콘텐츠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AI는 직장 문화도 바꾸고 있다. LA타임스는 최근 AI를 활용하는 직장인들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업무에 AI를 도입한 직원들은 주당 평균 11시간을 절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개발자인 진용현(28)씨도 업무에 AI를 적극 활용 중이다.
진씨는 “기존의 노후화된 업무를 자동화하기 위한 플랫폼을 AI 덕분에 훨씬 쉽게 개발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반복적인 업무를 AI로 자동화하면서 예전에는 5시간 정도 걸리던 작업도 이제는 30분이면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 속에 AI 활용법을 배우려는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LA한인타운 시니어센터&커뮤니티센터는 지난해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한 AI 활용 교육을 진행했다.
박관일 사무국장은 “수업이 개설되고 수강 신청이 시작된 당일 오전에 곧바로 마감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며 “많은 시니어가 빠르게 발전하는 AI 기술을 배우고 실생활에 활용하는 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AI 확산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대학가에서는 AI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이례적인 시험 감독 방식까지 도입되는 추세다.
일례로 UCLA의 한 사회학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온라인 시험을 치를 때 책상 전체가 비치는 대형 거울을 뒤편에 준비한 뒤, 노트북 카메라로 이를 비추도록 요구받았다. 또 다른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AI 플랫폼에 답변을 몰래 입력하는 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아예 팔짱을 끼거나 손을 머리 뒤로 올린 상태에서 화상 구술시험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