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을 결과적으로 도왔던 가나의 미드필더 토마스 파티(32·비야레알)를 조별리그 1차전에서 볼 수 없게 됐다. 가나의 1차전 개최지인 캐나다 정부가 성범죄 혐의를 이유로 입국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15일(한국시간) 미국 '디 애슬레틱' 등에 따르면 가나 외무부는 캐나다 정부에 비자 발급 거부에 공식 항의했다. 캐나다 연방법원 제소 등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다. 파티는 2020~2025년 아스널에서 활약한 가나 대표팀의 핵심 중앙 미드필더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우루과이전에 출전해 한국의 16강 진출을 간접적으로 도왔다. 당시 우루과이는 가나에 3골 차 이상 승리를 거두면 한국을 제치고 16강에 오를 수 있었지만, 파티 등의 수비에 막혀 2-0 승리에 그쳤다.
캐나다가 입국 불허 사유로 내세운 것은 파티의 성범죄 혐의다. 캐나다 이민·난민 보호법은 외국에서 저지른 범죄가 캐나다에서 동일하게 발생했을 경우 최소 10년 이상 징역형에 해당한다면 '중대한 범죄'로 간주해 입국을 불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파티는 아스널 재직 시절 여성 4명을 상대로 강간 7건·성폭행 1건을 저지른 혐의로 영국 런던 서더크 형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은 당초 올해 11월 열릴 예정이었으나 내년 초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Ghana's Thomas Partey, right, challenges South Korea's Son Heung-min during the World Cup group H soccer match between South Korea and Ghana, at the Education City Stadium in Al Rayyan , Qatar, Monday, Nov. 28, 2022. (AP Photo/Luca Bruno)
가나 정부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무엘 오쿠제토 아블라콰 가나 외무장관은 X(옛 트위터)를 통해 "파티에게 어떠한 유죄 판결도 내려지지 않았다"며 "캐나다 정부의 조치는 독단적이고 극히 불공정하다"는 성명을 냈다.
그러나 항의에도 출전이 성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캐나다 정부는 "월드컵 참가 여부와 관계없이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개인의 입국을 거부할 수 있다"며 완강하고, FIFA도 "입국 허가 여부는 개최국 정부가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가나는 파티 없이 18일 오전 8시(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L조 1차전 파나마전을 치른다.
다만 파티가 이번 대회 전 경기를 결장하는 건 아니다. 현재 미국에서 훈련 중이며, 미국 개최 경기인 2차전 잉글랜드전(24일)과 3차전 크로아티아전(28일)에는 출전할 수 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은 BBC에 "재판이 진행 중임은 알고 있었지만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아 입국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파티는 지난 13일 미국 브라이언트 대학교에서 열린 '커뮤니티 데이' 행사에서 10대 여학생들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키우고 있다. '디 애슬레틱'은 "미국과 캐나다 정부의 판단이 엇갈린 데다 파티가 무죄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이 사안이 '미성년자 보호'(Safeguarding) 문제를 얼마나 복잡하게 만드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