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크니는 영국 팝아트 운동의 중심 인물이자 인간의 시각과 원근법을 평생 탐구한 혁신가였다. 회화와 판화, 사진, 무대 디자인을 넘나들며 예술의 경계를 확장했고, 80대에도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디지털 매체를 적극 활용하며 창작을 이어갔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멀홀랜드 드라이브: 스튜디오 가는 길(Mulholland Drive: The Road to the Studio)’은 LA카운티미술관(LACMA)에 소장돼 있어 한인 미술 애호가들에게도 친숙하다.
영국 출신인 그는 가주로 이주한 뒤 특유의 밝고 선명한 풍경을 작품에 담아냈다. 특히 수영장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그의 이름을 세계 미술사에 각인시켰다. 물이 튀는 찰나를 포착한 '더 큰 첨벙(A Bigger Splash·1967)’과 ‘예술가의 초상-두 사람이 있는 수영장(Portrait of an Artist-Pool with Two Figures·1972)'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특히 ‘예술가의 초상’은 2018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9030만 달러에 낙찰되며 당시 생존 작가 작품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르네상스식 원근법과 카메라의 기계적 시선에 문제를 제기해 온 호크니에게 ‘본다’는 행위는 단순한 시각 경험이 아니라 창조의 과정이었다.
그는 예술만큼이나 유쾌한 삶의 태도로도 유명했다. 커다란 뿔테 안경과 짝짝이 양말을 즐겨 신으며 “인간의 눈은 양쪽이 서로 다른 것을 볼 때 더 즐겁다”고 말하곤 했다. “장난기가 없다면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그의 말은 밝고 대담한 작품 세계만큼 오래 기억될 유산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