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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한주도 안 팔고 15년…‘30조원 잭팟’ 터졌다

중앙일보

2026.06.15 08:02 2026.06.1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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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가 시작된 후,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광고가 전광판에 표시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가 시작된 후,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광고가 전광판에 표시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상장 첫 거래일 19% 급등하며 화려한 데뷔를 알렸다. 이번 기업공개(IPO)의 진짜 승자는 상장 직전 주식을 산 투자자가 아니라, 스페이스X가 무명 스타트업이던 시절 실패와 적자를 견디며 미래에 베팅한 투자자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초기 팰컨 로켓 발사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2008년 세 번째 발사마저 폭발로 끝나며 회사는 존폐 위기에 몰렸다. 이른바 ‘죽음의 계곡’이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는 실패보다 기술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벤처투자사 137벤처스를 이끄는 저스틴 피슈너 울프슨이다. 그는 당시 피터 틸의 파운더스펀드에서 스페이스X 투자를 담당하던 막내 직원으로 로켓 폭발 장면을 지켜봤다. 당시 투자금은 펀드 자산의 약 10%에 달하는 2000만 달러였다. 당시 파운더스펀드는 신뢰를 유지하며 추가 지원을 이어갔다. 피슈너 울프슨은 2011년 독립해 137벤처스를 설립한 뒤에도 스페이스X 주식을 매입했고 15년간 한 주도 팔지 않았다. 현재 보유 지분 가치는 약 200억 달러(약 30조원)로 추산된다. 그는 “일론이 특정 시점에 누구와 데이트하든 스페이스X 사업과는 큰 관련이 없다”며 일론의 사생활과 정치 행보 관련 뉴스에 거리를 뒀다.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

2015년 구글과 피델리티도 10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위성 인터넷 사업과 로켓 개발 자금 조달에 숨통을 트여줬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투자가 구글의 글로벌 인터넷 연결 전략과 스페이스X의 장기 프로젝트를 동시에 뒷받침한 사례라고 전했다.

사우디의 억만장자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와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들도 미래에 대한 베팅으로 큰 과실을 거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알왈리드 왕자가 대주주로 있는 킹덤홀딩이 보유한 스페이스X 지분 가치는 상장 후 약 68억 달러(약 10조원)로 불어났다. 킹덤홀딩의 지분을 보유한 사우디 국부펀드도 간접적으로 수혜를 봤다. 블룸버그는 “일부 걸프 지역 투자자는 이미 수년 전부터 혁신 기술에 투자해왔다”고 짚었다. 석유 이후 시대를 대비해 AI·우주산업에 장기 투자해온 중동 자본의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낸 사례라는 평가다.

파운더스펀드는 스페이스X 지분 약 3%를, 세쿼이아캐피털은 약 1.5%를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콘밸리 대표 VC인 앤드리슨호로위츠(a16z)는 공모가 기준 평가 이익이 100억 달러(약 15조원)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스페이스X 이사이자 머스크의 측근 안토니오 그라시아스가 이끄는 발로어에쿼티도 주요 수혜자로 꼽힌다.

이번 IPO는 단순한 투자 성공담이 아니다. 초기 적자와 실패를 감수하며 혁신 기업의 장기 비전을 믿은 자본이 보상을 받았다는 점에서 미국 벤처 생태계의 작동 방식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의 리서치 디렉터 카일 스탠퍼드는 포춘지에 “VC업계의 거대한 승리”라며 “이제 IPO 시장의 회복을 말할 수 있는 사례가 생겼다”고 말했다.

뜻밖의 수혜자도 있다. WSJ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대·버지니아대·워싱턴대 등 미국 대학 기금도 벤처펀드를 통해 스페이스X 지분을 확보해 막대한 차익을 거뒀다. 스페이스X의 초기 계약직 용접공이었던 후안 에르난데스는 일부 지분을 수년에 걸쳐 매각해 주택을 마련했고, 상장 당시에도 약 88만 달러(약 13억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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