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최소 2300명 사망…갱단에 사실상 국가 마비된 이 나라
중앙일보
2026.06.15 09:45
2026.06.15 16:52
지난달 21일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의 한 주택가에서 아이티 경찰의 장갑차들이 순찰을 돌고 있다. 아이티에서는 갱단 폭력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무장 갱단의 활개로 사실상 국가 기능이 마비된 아이티에서 올해 들어서만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1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한 제62차 유엔인권이사회(UNHRC) 연설에서 “올해 초부터 자행된 갱단 폭력으로 아이티에서 최소 2300명이 숨지고 1100명이 다쳤으며, 99명이 납치됐다”고 현지 실태를 고발했다.
투르크 대표는 강력한 강력범죄 척결과 함께 국제 인권법을 준수하는 ‘갱단 진압부대(GSF)’의 신속한 현지 가동을 촉구했다.
현재 유엔은 치안 회복을 위해 올해 말까지 5500명 규모의 다국적 군경을 단계적으로 투입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아이티에서는 납치 사건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아이티 경찰 내부감찰 책임자(국방부 내각국장 겸임)이자 최고 권위의 보안 전문가인 자메스부아야르가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꼽히던 부르동에서 괴한들에게 피랍됐다.
부아야르 국장은 최근 수년간 아이티에서 납치된 공직자 중 최고위급 인물이다.
국제위기그룹(ICG)의 디에고 다 린 연구원은 “이 정도 신분의 고위 인사는 평소 강력한 경호를 받기 때문에 이번 범행은 치밀하게 계획됐거나 경호 내부 조력자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최근 아이티 갱단들은 당국의 공격을 무력화하기 위한 압박 수단이나 더 많은 몸값을 받아내기 위한 목적 등으로 공직자를 겨냥한 표적 납치를 감행하고 있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티 내 납치 사건은 1268건으로 집계됐다.
현재 아이티는 갱단 연합체인 ‘비브 앙상블’ 등이 수도의 70% 이상을 장악한 채 약탈과 성폭행, 납치 등을 일삼으며 세력을 전국으로 확장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무법천지로 변한 아이티의 폭력 사태 피해자들과 연대하고 교민 및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16일 아이티를 방문할 예정이다.
고성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