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 사인 아니었어?”…월드컵 심판, 수상한 ‘손동작’ 논란
중앙일보
2026.06.15 14:03
2026.06.15 17:03
1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E조 조별예선 독일-퀴라소 경기에 서 비디오판독(VAR) 심판을 맡은 호주 심판 숀 에반스가 거꾸로 된 ‘OK’ 손동작을 취했다. 사진 엑스 캡처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호주의 한 심판이 백인우월주의로 해석될 수 있는 손동작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E조 조별예선 독일-퀴라소 경기에서 비디오판독(VAR) 심판을 맡은 호주 A리그 심판 숀 에반스는 경기 시작 전 심판진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카메라에 포착됐다.
VAR 부스에서 가장 왼쪽에 서 있던 에반스는 카메라를 응시하더니 손을 허리 아래에 두고 거꾸로 된 ‘OK’ 손동작을 취했다. 그는 약 8초 동안 미소를 띤 채 손동작을 유지했다.
이후 그의 손동작은 단순히 ‘OK’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주장이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제기됐다.
엄지와 검지로 만든 원 아래로 나머지 세 손가락을 펼친 이 제스처는 일반적으로 ‘OK’를 의미하지만 이를 거꾸로 하거나 허리 아래에서 사용할 경우 ‘백인 우월주의’와 연관된 상징으로 해석될 수 있다.
펼친 세 손가락은 ‘화이트(white)’를 뜻하는 W, 엄지와 검지로 만든 원은 ‘파워(power)’를 뜻하는 P를 형상화한 것으로, 백인 우월주의를 의미하는 ‘화이트 파워’를 상징한다는 설명이다.
국제 경기에서 차별 금지를 추구하는 인권단체 ‘페어 네트워크’는 성명을 내고 “세계적인 축구 이벤트에서 카메라가 자신을 비추고 있는 순간에 이런 손동작을 취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그는 의도적으로 백인 우월주의 상징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세계 TV 시청자들이 극우 상징을 사용하는 극단주의 인사들에게 노출돼서는 안 된다”면서 “해당 심판은 이번 월드컵에서 더 이상의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FIFA 징계위원회는 16일 성명을 통해 “전날 치러진 독일과 퀴라소 경기에 앞서 VAR 심판인 에반스가 인종차별적인 손동작을 의도적으로 취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에반스 심판 역시 자신의 손동작이 인종차별적인 의미를 담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손동작을 하지 않았다”며 “무의식적인 동작이었고 그런 행동을 했는지조차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손동작이 어떻게 해석됐는지 알고 있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의식적으로나 고의로 그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A조 조별리그 한국-체코 경기를 관람하던 유튜버 ‘이노냥’이 공개한 영상. 사진 유튜브 채널 ‘이노냥 ionCat’ 캡처
━
한국-체코전서도 불거진 인종차별 논란…‘눈 찢기’ 멕시코 남성 사과
한편 북중미 월드컵에서 인종차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체코전에서는 한 멕시코 남성이 한국인 여성 인플루언서를 향해 눈을 찢는 동양인 비하 제스처를 취해 공분을 샀다.
이 남성은 멕시코 할리스코주 토목·지형·기하학·엔지니어협회(CITGEJ) 회장인 울리세스 페르난도 베르날 미라몬테스로 밝혀졌다.
그는 영상을 통해 “해당 인플루언서를 비롯해 한국인 공동체, 그리고 나의 행동에 실망한 멕시코 동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CITGEJ 회장직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장구슬([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