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가볍게 동의한 접근금지명령, 양육권 재판서 ‘부메랑’ 된다 [ASK미국 가정법/이혼법-리아 최 변호사]

Los Angeles

2026.06.15 17:18 2026.06.15 17:2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가정폭력 접근금지명령(DVRO) 사건에서 상대방이나 상대방 변호사가 종종 이런 제안을 하는 경우가 있다.
 
“1년만 접근금지명령 받고 끝내죠.”
 
접근금지명령 심리를 앞둔 당사자에게 법정 출석은 큰 부담이다. 상대방과 같은 공간에 있어야 하고, 사적인 이야기가 공개될 수도 있다. 상대방 변호사의 질문에 답해야 하는 상황도 피하고 싶을 수 있다. 특히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갈등을 더 키우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1년 정도 접근금지명령을 받고 사건을 끝내자”고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접근금지명령 사건은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양육권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Family Code §3044는 최근 5년 안에 한쪽 부모가 가정폭력을 저질렀다고 법원이 판단한 경우, 그 부모에게 단독 또는 공동 양육권을 부여하는 것이 자녀에게 해롭다는 추정을 두고 있다. 법률 용어로는 이를 ‘반박 가능한 추정(Rebuttable Presumption)’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양육권 재판의 출발선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원래는 양쪽 부모 모두가 양육권을 받을 수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하지만, Family Code §3044가 적용되면 법원은 먼저 “이 부모에게 공동양육권을 줘도 괜찮은가”를 검토하게 된다.
 
많은 사람은 이 조항이 형사 유죄판결이 있어야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가정법원의 접근금지명령 심리에서 판사가 가정폭력이 있었다고 판단할 수도 있고, 양육권 재판 과정에서 폭행, 협박, 스토킹(Stalking), 괴롭힘(Harassment), 강압적 통제(Coercive Control) 등을 근거로 가정폭력이 인정될 수도 있다.
 
실무에서는 형사사건보다 접근금지명령 사건이 양육권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당사자들은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가정폭력을 인정한 적이 없다. 그냥 재판하기 싫어서 동의했을 뿐이다.”
 
실제로 그런 경우도 있다. 그러나 나중에 양육권 재판에서는 상대방이 전혀 다른 주장을 할 수 있다.
 
“접근금지명령이 발령됐고, 법원은 가정폭력 문제를 검토했다. 따라서 Family Code §3044를 적용해야 한다.”
 
그 순간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던 접근금지명령 사건이 양육권 사건의 핵심 쟁점으로 다시 등장하게 된다.
 
또 하나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접근금지명령이 1년짜리이면 가벼운 사건이고, 5년짜리이면 심각한 사건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양육권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접근금지명령의 기간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법원이 가정폭력이 있었다고 판단했는지 여부다.
 
따라서 “1년짜리 접근금지명령에만 동의했으니 별문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오해가 될 수 있다.
 
물론 접근금지명령에 동의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양육권을 잃는 것은 아니다. Family Code §3044는 어디까지나 반박 가능한 추정이다. 다만 그 추정을 뒤집어야 하는 책임은 가정폭력을 저질렀다고 판단된 부모에게 있다.
 
Family Code §3044는 법원이 고려할 요소들도 제시하고 있다. 가정폭력 가해자 교육 프로그램(Batterer’s Intervention Program)을 완료했는지, 필요하면 약물 또는 알코올 상담을 받았는지,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했는지, 보호관찰 조건을 잘 지켰는지, 접근금지명령을 위반한 적은 없는지, 그 이후 추가적인 가정폭력 행위가 없었는지 등을 살펴보게 된다.
 
실무에서는 법적 양육권(Legal Custody)과 신체적 양육권(Physical Custody)이 다르게 결정되는 경우도 많다.
 
법적 양육권은 자녀의 교육, 의료, 종교와 같은 중요한 결정을 내릴 권한이다. Family Code §3044가 적용되고 그 추정을 뒤집지 못하면 상대방 부모가 단독 Legal Custody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공동 Legal Custody는 부모 사이에 최소한의 협력과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전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신체적 양육권은 조금 다르게 판단될 수 있다. 접근금지명령이 있었다고 해서 반드시 자녀를 전혀 만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감독하 방문(Supervised Visitation)이나 모니터링된 방문(Monitored Visitation) 형태로 자녀를 만나는 시간이 허용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자녀가 직접 폭력을 목격했거나 자녀에게 위험이 있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제한이 훨씬 강해질 수 있다.
 
결국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접근금지명령 사건을 단순히 “상대방에게 연락하지 말라”는 문제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특히 상대방이 “1년만 받고 끝내자”고 제안했을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접근금지명령 사건은 끝났는데, 몇 달 뒤 양육권 재판에서 그 결정이 다시 문제 되는 경우가 있다. 재판을 피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 아이와 보내는 시간, 공동양육권, 그리고 부모로서의 권리에 예상보다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문의: (213) 377-6364 (전화) / (213) 433-6987 (문자) / [email protected]/ LeahChoiLaw.com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