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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린 적 없어도 가정폭력? 법원이 보는 ‘통제형 학대’ [ASK미국 가정법/이혼법-리아 최 변호사]

Los Angeles

2026.06.1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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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때린 적은 없다. 명확하게 “죽이겠다”고 협박한 문자도 없다. 그런데 어디를 가는지 항상 보고해야 하고, 카드를 마음대로 쓸 수 없으며, 친정 식구와 연락하면 며칠씩 냉전이 이어진다. 무섭다고 말하기도 애매하지만, 하루하루 숨이 막힌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많은 사람은 가정폭력이라고 하면 먼저 멍이나 상처를 떠올린다. 실제로 신체폭력이나 명백한 협박이 있는 사건은 법원 입장에서도 비교적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다. 맞은 사진, 병원 기록, 경찰 리포트, 협박 문자 등이 있으면 위험성이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캘리포니아 법은 가정폭력을 신체폭력에만 한정하지 않는다. 캘리포니아 가정법 제6320조(Family Code §6320)는 접근금지명령(DVRO)의 근거로 상대방의 정신적, 감정적 평온을 무너뜨리는 행위도 인정한다. 전화와 문자, 이메일은 물론 제3자를 통한 압박, 전자기기나 앱을 이용한 위치 확인과 감시도 포함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강압적 통제(coercive control)’다. 배우자를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고립시키거나, 생활비와 재정을 통제하거나, 이동과 연락을 감시하거나,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행동을 강요하는 행위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법원은 이런 행동을 단순한 부부싸움이 아니라 상대방의 자유와 독립성을 무너뜨리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배우자가 외출할 때마다 사진을 보내라고 요구하고, 누구를 만났는지 확인하며, 카드 사용 내역을 수시로 검사한다고 해보자. 친정 부모와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 며칠씩 말을 하지 않거나 생활비를 제한하고, 비자 문제나 자녀 양육권을 들먹이며 압박한다면 상대방은 맞은 적이 없어도 늘 감시당하고 통제당하는 생활을 하게 된다. 이런 모습이 바로 법원이 살펴볼 수 있는 통제형 가정폭력이다.
 
Hatley v. Southard 사건에서 캘리포니아 항소법원은 신체폭력이나 명시적인 폭력 협박만을 기준으로 접근금지명령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상대방의 이동, 재정, 연락을 지속적으로 통제하고 감시하는 행위도 전체 상황에 따라 가정폭력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점이 있다. 통제형 학대는 신체폭력 사건보다 입증이 더 어려울 수 있다. 모든 부부 갈등, 모든 잔소리, 모든 불쾌한 말이 곧바로 접근금지명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일회성 다툼이 아니라 반복된 패턴을 본다.
 
돈과 계좌를 어떻게 통제했는지, 가족과 친구를 어떻게 차단했는지, 위치를 어떻게 추적했는지, 아이나 비자 문제를 이용해 어떤 압박을 했는지, 그리고 그런 행동이 반복적으로 이어졌는지가 핵심이다.
 
따라서 언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말과 행동이 있었는지, 그 결과 내 생활이 어떻게 제한되었는지를 날짜순으로 정리해야 한다.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이메일, 통화기록, 계좌 내역, 위치추적 앱 기록, 가족이나 지인에게 당시 상황을 알린 메시지 등이 모두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맞은 적이 없더라도 보호를 요청할 수는 있다. 그러나 법원이 보려는 것은 단순한 불화가 아니라 반복적이고 구체적인 통제의 패턴이다. 통제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먼저 가정법 변호사와 상담해 지금의 상황이 법적으로 어떻게 평가될 수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문의: (213) 377-6364 (전화) / (213) 433-6987 (문자) / [email protected]/ LeahChoi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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