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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선거 광고 비용과 메세지

Los Angeles

2026.06.1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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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성 경제부 부국장

최인성 경제부 부국장

2026년 중간선거의 광고비 지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시장 분석 업체 애드임팩트에 따르면 본선이 열리는 11월까지 정치 광고에만 총 116억 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대통령 선거도 있었던 2024년의 선거 광고비 112억 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대통령 중간 평가의 의미가 강한 중간선거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금액이 투입되는 것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돈이 풀리는 이치를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치권은 마치 승리의 지름길이라도 되는 것처럼 더 많은 자금을 모으고, 더 많은 광고를 내보내고, 더 많은 유권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혈안이다. 덕분에 방송사와 디지털 플랫폼들은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은 남는다.  
 
과연 광고비가 늘어날수록 표도 함께 늘어날까. 유권자가 더 많이 투표에 참여하고, 선거가 더 활기를 보이냐는 것이다.  
 
정치권은 오랫동안 자금이 선거의 중요한 핵심이라고 믿어왔다. 실제로 후보의 이름을 알리고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돈이 필요한 것은 현실이다. 특히 미국처럼 넓은 국토와 복잡한 미디어 환경을 가진 나라에서는 광고가 필수적이다. 유권자들이 후보를 알기 전에 먼저 후보의 존재를 인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고의 역할은 거기까지다.
 
광고는 후보를 소개할 수는 있지만, 유권자를 대신해 투표할 수는 없다. 광고는 관심을 끌 수는 있지만, 신뢰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무엇보다 광고는 유권자가 매일 마주하는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 정치권이 표를 두고 싸울 때 유권자들은 일상에서 높은 생활비와 씨름하고 있다.  
 
개솔린 값은 여전히 부담스럽고, 집값과 렌트비는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식료품 가격과 보험료도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임금 인상률을 추월하면서 실질임금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수천만 달러짜리 정치 광고는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 전문가들이 다듬은 화려한 영상과 세련된 슬로건이 당장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지는 못한다.  
 
가주 주지사 선거는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후보로 나섰던 억만장자 톰 스테이어는 본인 자산 2억 달러 이상을 이번 캠페인에 투입했다. 역사상 가장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 주지사 선거 캠페인이 됐다. 텔레비전과 온라인 공간은 그의 광고로 가득 찼고 인지도 역시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막대한 자금 투입이 곧바로 정치적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많은 유권자는 광고의 양보다 후보가 실제로 자신들의 삶을 이해하고 있는지,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평가했다. 결국 선거는 광고 예산이 아니라 신뢰와 공감 능력의 경쟁이라는 사실을 다시 보여준 셈이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정치 광고는 더욱 정교해졌다. 후보들은 각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특정 연령대와 지역, 관심사를 가진 유권자들을 정밀하게 겨냥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유권자들의 광고 피로도 역시 그만큼 커졌다. 하루에도 수십 차례 정치 광고에 노출되다 보면 사람들은 메시지에 둔감해지기 마련이다.
 
광고가 많을수록 설득력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무관심의 역효과가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정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유권자들은 삶에서 동떨어진 반복적인 구호와 이미지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물론 앞으로의 선거에서도 광고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지명도가 떨어지는 후보에게는 여전히 필수적인 수단이다. 하지만 이는 선거 전략의 일부일 뿐, 승리를 보장하는 만능열쇠는 아니다.

최인성 경제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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