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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 노숙자 절반이 시니어…8만5000명 거리로 내몰려

Los Angeles

2026.06.1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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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주거비에 첫 노숙 급증
“한인 시니어도 불안 커져”
가주 노숙자 2명 중 1명이 5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LA스키드로 노숙자들이 생활용품을 받고 있다.  김상진 기자

가주 노숙자 2명 중 1명이 5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LA스키드로 노숙자들이 생활용품을 받고 있다. 김상진 기자

가주 노숙 위기의 중심에 고령층이 섰다. 노숙자 2명 중 1명이 50세 이상인 가운데, 생애 처음 거리로 내몰리는 시니어들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시니어들 역시 치솟는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 속에 노숙 위험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머큐리뉴스는 지난 15일 가주노인위원회(CCOA) 청문회 자료를 인용해 현재 가주 내 노숙자 가운데 약 절반이 50세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상당수는 젊은 시절부터 노숙 생활을 해온 것이 아니라 은퇴 이후 또는 노년기에 처음 주거를 잃은 경우로 조사됐다. 현재 가주의 50세 이상 노숙자는 약 8만5000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로 주거비 폭등을 꼽는다. 은퇴로 소득은 줄어드는데 렌트비와 의료비는 계속 오르면서 고령층이 버틸 여력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주에서는 약 320만 명의 고령자가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며 주거 불안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건강 악화와 의료비 부담까지 겹치면 한 번의 질병이나 응급 상황이 곧바로 주거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인 사회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자녀 교육과 가족 부양에 집중하느라 노후 대비가 충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은퇴를 맞는 한인 시니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저소득층 시니어 복지와 주거 정보를 지원하는 LA한인회 제프 이 사무국장은 “자녀의 도움이나 시니어 아파트 입주 기회가 있는 고령층은 버틸 수 있지만, 의지할 곳이 없는 시니어들은 재정난과 주거 불안이 겹치면서 노숙 상태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한인타운 원베드룸 아파트 월 렌트비가 평균 1500달러를 넘는다”며 “월세를 내고 나면 생활비가 거의 남지 않는 시니어들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 질병이나 응급 상황은 곧바로 렌트 체납과 퇴거, 나아가 노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라고 덧붙였다.
 
이 사무국장의 말처럼 가족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고령층의 상황은 더욱 취약하다. 샌타클라라카운티의 최근 노숙자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가 있는 가족은 보호소나 임시주택에 입소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홀로 생활하는 고령층은 노숙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고령층을 위한 주거 지원 체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영리단체 엘 오가르 커뮤니티 서비스의 지넬 카자레스 최고경영자(CEO)는 “고령자들은 일반 보호소를 떠난 뒤에도 독립생활과 요양시설 사이의 중간 단계 지원이 필요하지만 이를 제공할 주거 시설이 사실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주택 공급 부족도 심각하다. 현재 가주 내 저소득층 고령자를 위한 공공 및 서민주택은 약 9만 유닛에 불과하다. 이미 노숙 상태에 놓인 고령층은 물론 주거비 부담으로 노숙 위험에 처한 시니어들까지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더욱이 저렴주택 한 채를 새로 짓는 데 70만 달러 이상이 들어 단기간 내 공급 확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고령층 노숙 문제를 주거·의료·복지 체계 전반의 균열을 보여주는 경고등으로 보고 있다. 한때 중산층이었던 시니어들까지 거리로 내몰리는 사례가 늘면서 노숙 문제가 더 이상 일부 취약계층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송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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