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경북 영양군 입암면 연당리.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연당리 내 위치한 국가민속문화유산인 서석지 정자에 오도창 영양군수를 비롯한 영양군 관계자들과 둘러앉았다. 빈집 재생 사업 성과를 점검하고 지역소멸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연당리는 방치된 고택과 빈집 9동을 카페와 마을도서관, 한옥게스트하우스 등 문화·체험 공간으로 꾸몄다. 경북에서도 손꼽히는 빈집 재생 모범지역이다. 120년 된 고택으로 카페를 만들어 관광객에게 관심을 끌고 한옥에서 숙박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춰 연간 방문객이 2만5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영양군 인구 1만5000여 명보다도 많다.
송 장관은 “농촌 지역의 인구감소와 빈집방치는 더는 미룰 수 없는 지역의 생존이 걸린 시급한 현안”이라며 “농어촌빈집정비특별법과 기본소득 등 농촌정책이 영양군을 비롯한 소멸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미령 농림푹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15일 경북 영양군 입암면 연당리에 위치한 한옥카페 연당림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농림푹산식품부
경북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전통한옥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연당리의 사례처럼 경북에 산재해 있는 전통한옥을 활용해 관광자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24년 한 해 약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던 연당리 내 한옥카페 ‘연당림’도 귀촌 청년 창업자가 전통한옥을 리모델링해 문을 연 곳이다.
최근에는 중세 고성(古城)과 궁전, 요새 등 역사적 건축물을 리모델링해 숙박시설로 운영하는 스페인의 국영 호텔 체인 ‘파라도르(Paradores)’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른바 ‘경북형 파라도르’다.
파라도르는 절벽 위나 언덕 꼭대기, 옛 수도원 내부 등 일반 호텔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인프라가 특징이다. 건물은 고풍스럽지만, 내부는 최신식 설비로 개선돼 있어 장기간 체류하는 관광객에게는 최적의 장소다.
스페인 마드리드 주 알칼라에 위치한 '알칼라 파라도르' 트윈 객실 모습. 오래된 건축물을 리모델링했지만 내부는 최신식으로 꾸며져 있다. 중앙포토
‘경북형 파라도르’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안은 지난 12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제4차 문화관광 워킹그룹 회의’에서 나왔다.
정성훈 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경북 전역에 산재한 고택과 전통 한옥을 활용한 경북형 파라도르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정 연구위원은 지역의 풍부한 고택 자원에 현대적 편의성을 더한 고품격 숙박 인프라를 구축하면 관광 활성화는 물론, 지역소멸 위기 대응에도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북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전통한옥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정 연구위원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으로 경북 지역 한옥자산은 총 5만8119채로 집계됐다. 경주시가 1만1660채로 가장 많고 안동 7422채, 영주 3646채 순이었다.
경북 안동시 성곡동에 위치한 전통 리조트 '구름에' 객실 대청마루 모습. 중앙포토
정 연구위원은 “전통한옥 자산으로서 종가, 고택, 서원, 전통마을 등은 단순한 건축자산을 넘어 유·무형 문화유산이 결합한 고부가가치 관광자원으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는 안동시 성곡동에 위치한 ‘전통 리조트 구름에’가 꼽힌다. 구름에는 안동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한 전통 고택 8동을 옮겨와 리조트로 꾸민 국내 최초 고택 리조트다.
정 연구위원은 “지역의 풍부한 고택 자원에 현대적 편의성을 더한 고품격 숙박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관광 활성화는 물론 지역소멸 위기 대응에도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