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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 차량 생존법 바뀌었다…'유리 깨기'보다 중요한 것[영상]

중앙일보

2026.06.16 00:17 2026.06.16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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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차량 자료사진. 뉴스1

침수차량 자료사진. 뉴스1

“딱! 딱!”

지난 15일 충남 공주시 중앙소방학교 도시탐색훈련장. 체어맨 차량 조수석에 앉은 한 구급대원이 갑작스러운 침수 상황을 가정, ‘카드형 망치’로 차창을 연거푸 때렸다. 카드형 망치는 카드를 잡아당겼다 놓으면 금속 타격부가 강한 충격을 줘 창을 파괴하는 차량용 비상탈출 도구다. 하지만 ‘지직, 지직’ 금만 갈 뿐이었다.

차량 침수나 화재사고 때 흔히 알려진 “차창을 깨고 탈출하라”는 상식이 차량 유리 종류에 따라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국립소방연구원의 실험 결과가 나왔다.

이날 연구원은 이중접합차음유리(Laminated)강화유리(Tempered) 각각 장착된 차량을 대상으로 비상 상황을 가정한 뒤 시트 머리 받침대 금속봉과 비상탈출 망치 등으로 유리 측면을 반복해 타격해봤다.

우선 이중접합차음유리의 경우 타격 부위를 중심으로 거미줄처럼 금만 갈 뿐 쉽게 깨지지 않았다. 이 유리는 두 장의 유리 사이에 특수 차음 필름(PVB 등)을 넣어 소음 차단 기능과 안전성을 높인 제품이다. 이에 ‘중간막’이 외부 충격을 버티면서 유리 일부만 파손돼 단시간 내 탈출에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이중접합차음유리는 과거에는 고급 승용차에 주로 설치됐었지만, 최근에는 정숙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소형차로도 보급이 확대되는 추세다.

반면, 강화유리는 차량용 비상탈출 도구를 사용하자 비교적 쉽게 파손돼 탈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다만 인터넷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시트 머리받침대 금속봉만으로는 깨기가 만만치 않았다. 창틀과 몰딩이 충격을 흡수하면서다. 연구원 관계자는 “차창 중앙보다는 가장자리 부위를 반복적으로 타격해야 파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실험결과를 토대로 연구원은 차량 유리 종류에 따라 비상상황 시 행동 요령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침수로 외부 수압이 커져 차 문을 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중접합차음유리 차량은 유리 파손에 매달리기보다 전동 버튼이 작동할 때 미리 차창을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 SUV처럼 실내와 트렁크 공간이 연결된 차량의 경우 트렁크를 탈출 통로로 활용할 수도 있다. 차내 전원이 끊기기 전 트렁크를 열어둬야 한다. 반면 강화유리 차량은 비상탈출도구를 이용해 차창 모서리 부분을 강하게 쳐 파손한 뒤 탈출하는 게 효과적이다.

연구원은 운전자들이 자신의 차량 유리 종류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승용차 기준 주로 2열 탑승객 쪽 차창 아래쪽에 이중접합유리는 ‘Laminated’, 강화유리는 ‘Tempered’라고 각각 표시돼 있다.

김연상 국립소방연구원장은 “이번 실험은 유리가 깨지는지 여부가 아니라 실제로 운전자가 어떻게 탈출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평소에 자신의 차량 유리 종류부터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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