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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는 3개월 만에 최저…L당 2000원 주유소 기름값은 언제 내릴까

중앙일보

2026.06.16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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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 때는 빨리 올리고,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리는 기름값이 이번엔 다를까.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두 달 동안 L당 2000원 안팎에 머물고 있는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기름값이 분쟁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제유가 하락분이 국내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는 데다 중동 원유 공급 정상화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서다. 고환율과 정부의 석유류 최고가격제 역시 변수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국내 유가 하락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가시화로 급등 압력이 누그러질 수 있으나, 국제 유가의 국내에 반영 시차로 인해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사진은 15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설치된 유가 정보판.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국내 유가 하락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가시화로 급등 압력이 누그러질 수 있으나, 국제 유가의 국내에 반영 시차로 인해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사진은 15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설치된 유가 정보판.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83.2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4.9% 하락했다. 7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뉴4.8% 하락한 배럴당 80.7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ㆍ이란 전쟁 개전 초기였던 3월 10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국내 휘발유 가격은 아직 큰 변동이 없다. 1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일보다 0.29원 내린 L당 2009.14원을 집계됐다.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일보다 0.03원 오른 L당 2051.14원이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4월 18일 L당 2000원을 처음 넘어선 후 두 달 넘게 20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이 곧바로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는 어려운 구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들이 수입한 원유가 해상 운송을 거쳐 정제되고 전국 주유소로 공급되기까지 2~3주 정도의 시차가 발생한다. 주유소 역시 기존에 높은 가격에 매입한 재고를 먼저 판매해야 해 국제유가 하락 효과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특히 석유업계에 따르면 산유국이 아시아 수입국에 추가로 얹는 가격(프리미엄)과 운송비 등을 감안하면 국내 정유사가 실제로 체감하는 원유 도입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고환율도 부담 요인이다. 원유는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국제유가 하락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0.5원 오른 1511.6원에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 종가는 지난 5월 15일 이후 1500원을 웃돌고 있다.

업계에서는 휘발유 가격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꼽고 있다. 정부는 19일 0시부터 적용되는 7차 최고가격제 고시를 앞두고 있다. 최고가격은 지난 3월 27일 이후 4차례 동결되며 휘발유 L당 1934원, 경유 1923원으로 묶여 있다. 7차 최고가격이 국제 석유제품 가격 하락을 반영해 낮아질 경우 주유소 휘발유 가격도 시차를 두고 내려갈 수밖에 없다.

다만 정유사 입장에서는 4월과 5월 전 비싸게 산 원유를 싸게 팔아야 해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통상 비싸게 산 원유를 정제해 싸게 팔아 손실을 보더라도 유가 상승기 때 싸게 판 원유를 비싸게 팔아 본 이익으로 상쇄할 수 있지만 최고가격제 하에서는 상황이 다르다”며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주겠다고 했지만, 정확한 기준 등이 아직 나오지 않아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국제유가가 추가로 하락하더라도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공급망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각국의 비축유 방출이 끝나는 데다, 그동안 소진된 비축유 재고를 채우는 수요도 유가 하락을 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원유 공급 차질이 일부 해소됨에 따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당분간 배럴당 75~85달러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중동 원유 공급이 정상화되는 데까지도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므로 하반기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 속도는 더딜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안효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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