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북중미 월드컵 일본과 네덜란드전이 끝난 뒤 일본 팬들이 파란 봉투를 들고 관중석의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AP=연합뉴스
15일 미국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일본-네덜란드전(2-2 무승부)이 끝난 직후, 일본 축구팬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파란 봉투를 꺼내 들었다. ‘사무라이 블루’ 일본축구대표팀 응원 도구로 쓰였던 파란 봉투는 경기 후 쓰레기 봉투로 변신했다.
일본 축구팬들은 스탠드 바닥에 버려진 빈 컵과 음식물 등을 주워 담았다. 미국 방송사 폭스 소속의 미국프로풋볼 제이미스 윈스턴(뉴욕 자이언츠)도 쓰레기 줍기에 동참했다.
디애슬레틱, AFP 등 외신들에 따르면, 한 일본팬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 아니다. 머문 자리를 깨끗이 치우는 건 어릴 적부터 배운 지극히 당연한 예의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일본 팬은 “다만 우리는 그저 청소하러 온 게 아니라 이기기 위해 이 곳에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15일 북중미 월드컵 일본과 네덜란드전이 끝난 뒤 일본 팬들이 파란 봉투를 들고 관중석의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축구대표팀 선수단 역시 사용한 라커룸을 깨끗하게 정돈한 뒤 경기장을 떠났다. 주최 측에 감사를 전하는 편지와 종이학만 남겨 놓는 그들만의 조용한 방식이다.
라커룸을 깨끗하게 치우고 떠난 일본축구대표팀. 사진 433 인스타그램
라커룸을 깨끗하게 치우고 종이학과 감사 편지만 남기고 떠난 일본축구대표팀. 사진 433 인스타그램
1998년 월드컵부터 일본은 경기장을 깨끗이 뒷정리하고 떠나왔고, 2018년부터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은 “일본인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행동이다. 어디를 가든 떠나 전보다 더 깨끗하게 정리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떠나는 새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는 일본 속담처럼, 어릴적부터 학교 교실과 복도를 청소하고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일본 특유의 메이와쿠 문화가 몸에 배어 있다.
디 애슬레틱은 “일본이 국제 토너먼트에서 가장 존경 받는 국가로 여겨지는 이유”라고 평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일본팬들이 쓰레기를 줍는 영상을 게재하며 존중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