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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멘붕’ 주의보

중앙일보

2026.06.16 08:01 2026.06.1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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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 [AFP=연합뉴스]

US오픈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 [AFP=연합뉴스]

2018년 US오픈 3라운드. 필 미켈슨은 내리막 퍼트가 그린 밖으로 굴러 내려가려 하자 뛰어가 움직이는 공을 쳐버렸다. 그린이 너무 빠르고 딱딱해 분노가 폭발한 것이었다. 이 일로 미켈슨은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그는 선수 말년이 좋지 않았는데 이때 받은 충격이 너무 컸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거친 바닷바람이 몰아치는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은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골프장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메이저 대회에서 ‘가혹하고 잔인한 코스’를 꼽을 때 단골로 등장하는 곳이다. 시네콕 힐스에서 18일(현지시간) 제126회 US오픈 챔피언십이 막을 올린다.

이곳에서 선수들이 이성을 잃고 폭발한 ‘멘탈 붕괴’ 사건은 한두 번이 아니다. 2004년 US오픈 4라운드에서는 평균 타수 78.7타가 나왔다. 언더파를 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찰리 코치스는 3라운드 시작 전 “더 이상 이 코스에서 내 골프가 모욕당하는 것을 견딜 수 없다”며 기권했다. 레티프 구센은 1퍼트를 무려 11번 하면서 우승했다. 동료들은 “구센이 예전에 벼락을 맞고도 살아난 선수라 여기서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롱아일랜드의 모래언덕에 조성된 이 코스는 바람이 강한 데다 완벽한 모래 땅이라 해가 뜨면 그린이 순식간에 콘크리트처럼 굳어버린다. 2004년 최종 라운드에서는 그린이 유리판처럼 말라붙어 공이 멈추지 않는 ‘플레이 불가능’ 상태에 빠졌다. 결국 미국골프협회(USGA)는 공정성에 문제가 생긴다는 비난을 무릅쓰고 경기 도중 특정 홀 그린에 긴급히 물을 뿌리는 촌극을 빚었다.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가 이번 시네콕 힐스를 정복한다면 역대 7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올림픽 금메달까지 보유한 그가 US오픈마저 석권하면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기록도 나온다.

마스터스 2연패의 로리 매킬로이는 “나이가 들면서 어려운 코스가 더 좋다”고 했다. 시네콕 힐스와 환경이 유사한 해안 링크스 코스 키아와 아일랜드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을 8타 차로 제패한 좋은 기억도 있다.

최근 뒤숭숭한 LIV 골프 진영의 브라이슨 디섐보와 욘 람은 메이저 무대에서 존재감을 증명하려 할 것이다.

올 시즌 수차례 우승 경쟁을 펼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시우를 필두로 임성재와 김주형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네콕 힐스는 그 누구에게도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성호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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