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가 부담”…백악관 연회장 공사비용 급증, 절반은 세금
중앙일보
2026.06.16 15:27
2026.06.16 17:10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UFC 프리덤 250’ 행사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데이나 화이트 UFC 최고경영자(CEO)가 입장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백악관 대연회장 건설 사업의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전체 사업비의 절반 이상이 세금으로 충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신문은 대연회장 시공사와 백악관이 지난해부터 주고받은 견적서와 이메일 등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대연회장 건설 계획은 지난해 7월 31일 처음 공개됐다. 당시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애국적 기부자들’이 총 2억 달러(약 30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부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발표 이전 시공사가 제시한 예비 추정 비용은 2억7000만 달러(약 407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약 1억 달러(약 1500억원)는 비밀경호국(USSS)과 백악관 군사실(WHMO) 예산으로 충당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었다.
같은 해 10월 20일 기존 동관(이스트윙) 철거 공사가 시작됐다. 이틀 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사업비가 3억 달러(약 4500억원)로 늘어났다며 “나와 내 친구 몇 명이 100% 부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신축 동관(East Wing) 공사 현장 옆에서 취재진에게 공사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하지만 당시 시공사가 작성한 프로젝트 요약서에는 총사업비가 4억7800만 달러(약 7170억원)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USSS와 WHMO 등의 예산으로 충당하는 것으로 적혀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백악관 연설에서도 비용이 최대 4억 달러(약 6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며 “우리는 약 4억 달러의 건물을 (국가에) 기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올해 3월 시공사는 백악관에 총사업비가 6억 달러(약 9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통보했다. 불과 7개월 만에 비용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UFC 프리덤 250’ 행사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데이나 화이트 UFC CEO가 블루룸 발코니에서 국가를 듣고 있다. 상공에서는 항공기 편대가 비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는 같은 달 동관 신축에 따른 보안시설이 사업에 포함돼 있으며 여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병원’이라고 설명한 시설도 들어간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대통령 연회장을 업그레이드하고 백악관 보안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4억 달러를 지원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공화당 상원의원 7명이 민주당과 함께 반대표를 던지면서 아직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은 “민간 기부금으로 건설될 것이라던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기자들에게 동관 공사 현장을 공개하며 행정부가 일부 비용을 부담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그는 “그 건물과 백악관 전체의 보안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납세자들이 (연회장 자체의) 비용을 부담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은 미국에 대한 선물”이라며 보안시설 비용은 정부 예산으로, 연회장 건물 자체는 기부금으로 충당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태운 차량 행렬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로 향하기 위해 백악관을 출발하고 있다. 배경으로 연방의회 의사당이 보인다. AP=연합뉴스
한영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