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뒤흔든 발음 논쟁 유명 배우들조차 의견 분분 스페인어 원음 발음인 ‘로스’냐 오랜 미국식 영어 습관 ‘라스’냐
배우 제이미 리 커티스(왼쪽)와 마리스카 하지테이가 버라이어티(Variety) 인터뷰에 출연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Variety 유튜브 캡처]
할리우드 스타들 사이에서 뜻밖의 ‘로스앤젤레스 발음 논쟁’이 벌어졌다.
로스앤젤레스를 스페인어 원어에 가깝게 ‘로스(Los)’로 발음해야 하는지, 아니면 미국식 영어 표현인 ‘라스(Las)’에 가깝게 발음해야 하는지를 두고 베테랑 배우 제이미 리 커티스와 마리스카 하지테이가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인 것이다.
16일 두 배우는 최근 언론들과의 인터뷰 도중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의 발음을 놓고 유쾌한 설전을 주고받았다.화제의 발단은 연예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Variety)’의 간판 인터뷰 시리즈인 ‘배우가 배우에게(Actors on Actors)’ 촬영 현장이었다.
대화에 나선 두 배우는 모두 LA 출신으로, 각각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 가문에서 성장한 대표적인 토박이 스타들이다. 인터뷰 도중 커티스는 하지테이의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을 언급하며 “당신이 로스앤젤레스로 돌아왔다”고 말했는데, 이 과정에서 ‘Los’를 스페인어식 장모음에 가깝게 ‘로스(Los)’로 발음했다. 이를 들은 하지테이는 곧바로 웃음을 터뜨리며 제동을 걸었다. 하지테이는 “방금 ‘로스 앤젤레스’라고 발음했다”며 “여기에 사는 그 누구도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커티스는 “우리는 이 문제로 이미 예전에도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며 물러서지 않고 맞받아쳤다. 커티스는 이어 인근 유명 지역명을 예로 들며 “그럼 ‘로스 펠리스(Los Feliz)’는 뭐라고 부르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하지테이는 “그건 ‘로스 펠리스’가 맞지만, ‘로스앤젤레스’는 다르다”라며 “만약 여기에 배심원단이 있다면 모두 내 편을 들 것”이라고 응수했다.
결국 두 사람은 현장 카메라 스태프들에게 즉석 의견을 구하기도 했으며, 하지테이가 “제발 이제 이 문제는 그만 넘어가자”며 웃음과 함께 대화를 마무리했다. 해당 인터뷰 영상이 공개되자 소셜미디어(SNS)상에서도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일부 네티즌들은 “제이미 리 커티스의 발음이 원래 지명의 유래인 스페인어 표기와 역사적 원음에 더 가깝다”며 옹호했다. 반면 또 다른 유저들은 “문법적으로 맞춤 발음일 수는 있겠지만, 현지 실생활에서 실제로 그렇게 발음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한 네티즌은 “정관사인 ‘로스(Los)’는 스페인어식으로 굴려 발음하면서, 정작 뒤의 ‘앤젤레스(Angeles)’는 영어식으로 발음하니 엇박자가 나 어색하게 들리는 것”이라는 날카로운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로스앤젤레스는 과거 스페인어 지명에서 유래한 도시다. 원어적 정의에 충실하면 ‘로스(Los)’가 자연스럽지만, 미국에서는 오랜 세월 동안 영어식 모음화가 진행되면서 ‘라스(Las)’ 혹은 ‘러스’에 가깝게 흘려 발음하는 형태가 표준처럼 널리 사용돼 왔다. 단순한 발음 차이에서 촉발된 해프닝성 논쟁이지만, LA에서 나고 자란 뼈굵은 토박이 배우들조차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온라인 공간에서 예상치 못한 문화적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