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광주공항에서 공군 제1전투비행단의 훈련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기사의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공군 관제사가 음주 측정 기준치를 초과한 상태에서도 관제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상당수 관제사는 규정상 의무인 음주 측정 자체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항공 안전 관리 체계 전반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감사원이 17일 공개한 공군본부 정기감사 결과에 따르면 공군은 조종사와 관제사에 대해 업무 시작 전 음주 측정을 실시하고 혈중알코올농도 0.02% 이상일 경우 비행 및 관제 업무를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2025년 8월 한 달 동안 관제 업무를 수행한 관제사 6021명(연인원) 가운데 2236명(33%)은 음주 측정을 하지 않은 채 업무에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2025년 2월부터 8월까지 음주 측정 결과 기준치를 초과한 관제사 9명은 ‘측정 오류’ 등의 사유로 정상 근무를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조종사와 정비사에 대한 관리 역시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조종사의 경우 음주 여부를 스스로 확인하도록 운영하면서 측정 결과를 별도로 기록하거나 관리하지 않았고, 정비사 역시 음주 측정 없이 자진 신고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실제로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 사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정비사 3명이 기준치를 초과한 상태에서 항공기 정비 업무를 수행한 사례도 확인됐다.
공군본부 정기감사 인포그래픽. 감사원 제공
조종사 비행훈련 관리에도 문제가 드러났다.
감사원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유지비행 실적을 점검한 결과 조종사들이 주기종 또는 유사기종으로 실시한 유지비행 비율은 42.9%에 그쳤다. 전체 유지비행 가운데 비행시간이 30분 미만인 사례도 27.6%에 달해 숙련도 유지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형식적 훈련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비행기지 안전시설 관리 문제도 지적됐다.
감사원은 5개 공군기지 활주로 종단 안전구역에 설치된 로컬라이저 기초구조물이 최대 120㎝ 높이의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 조성돼 있었다고 밝혔다. 일부 기지의 착륙대 주변에도 철근콘크리트 건축물이 설치돼 있어 항공기 사고 발생 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활주로 중심선 인근에 설치가 제한되는 무개(뚜껑 없는) 배수로가 규정을 위반한 채 운영된 사례도 확인됐다.
국토교통부가 관리하는 한 비상활주로는 불법 주차 차량과 비닐하우스, 전봇대 등 장애물로 인해 실제 이착륙 훈련이 어려운 상태였으며, 공군은 접근 훈련만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관계 부처와 협의를 통해 해당 활주로를 공군이 직접 유지·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군이 조류 충돌 사고 예방을 위한 조류탐지레이더 도입에 소극적이었고, 비행기지 주변 조류 유인 시설에 대한 규제 기준도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군에 음주 관리 체계 강화와 비행훈련 내실화, 항행시설 및 활주로 안전 확보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