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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후보 여장시키고 조롱…美 AI가 만든 가짜 선거광고 확산

중앙일보

2026.06.17 00:09 2026.06.17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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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제임스 탈라리코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에게 여성용 드레스를 입힌 공화당 측의 선거광고. 인터넷 캡처

AI로 제임스 탈라리코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에게 여성용 드레스를 입힌 공화당 측의 선거광고. 인터넷 캡처


미국 선거에서 AI로 만든 정치광고가 급증하면서 허위정보 확산과 유권자 기만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16일(현지시간) 최근 미국 각지 선거에서 후보자의 실제 모습과 발언을 왜곡한 AI 기반 정치광고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가장 큰 논란을 불러온 사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단체가 제작한 텍사스주 상원의원 선거 광고다.

해당 광고에는 민주당 후보인 제임스 탈라리코가 여성용 드레스를 입고 트랜스젠더 관련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등장한다. 그러나 영상 속 장면은 실제 촬영된 것이 아니라 AI 기술로 생성된 가상 이미지였다.

광고 제작 측은 보수 유권자들의 반감을 자극하기 위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았지만, 상대 후보를 왜곡된 모습으로 표현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공화당 상원선거위원회(NRSC)도 탈라리코 후보가 과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을 직접 읽는 장면을 AI로 제작한 광고를 공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AI 정치광고의 가장 큰 문제로 투명성 부족을 꼽는다.

현재 미국 연방 차원의 규정에는 AI로 제작된 정치광고임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다. 일부 후보나 정치단체가 자발적으로 AI 사용 사실을 공개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광고는 유권자가 진위를 쉽게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AI 선거광고는 특정 지역이나 정당에 국한되지 않고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켄터키주 공화당 예비선거에서는 토머스 매시 연방 하원의원이 민주당 진보 성향 정치인인 일한 오마르,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과 손을 잡고 있는 장면이 AI로 조작돼 광고에 활용됐다.

조지아주에서는 공화당 주지사 후보 브래드 래펜스퍼거가 경쟁 후보들이 총기를 난사하는 장면을 AI로 생성해 선거광고에 사용했다.

민주당 진영도 예외는 아니다.

텍사스주의 재스민 크로켓 후보는 선거 광고 속 군중 규모를 AI로 부풀렸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아기 모습으로 묘사한 AI 영상도 온라인에 공개했다.

뉴욕시장 선거에 출마한 앤드루 쿠오모 후보 역시 자신이 지하철 기관사와 증권중개인 등 다양한 직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AI로 제작한 광고를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생성형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앞으로는 실제 영상과 가짜 영상을 구분하기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의회 다수당 지위를 확보할 경우 AI 정치광고에 대한 표시 의무를 강화하는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악시오스는 “AI 정치광고가 선거 전략의 새로운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며 “유권자들이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기 어려워질수록 민주주의와 선거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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